매일신문

"코로나 확진 후 심장질환" 동산병원, 사례 국내 첫 보고

17일 계명대 동산병원 김인철·한성욱 교수팀 '유럽심장학회지'에 공개
"코로나19 바이러스, 호흡기 외에 심장질환 유발 개연성 제시"

17일 오전 코로나19 대응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동료의 방호복 매무새를 고쳐주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7일 오전 코로나19 대응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동료의 방호복 매무새를 고쳐주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계명대 동산병원 전경.
계명대 동산병원 전경.

코로나19 감염 후 심장질환을 겪은 환자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을 일으킨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심근염을 일으킬 수 있는 개연성이 국내에서도 제시돼 향후 환자 치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7일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김인철·한성욱 교수팀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급성 심근염 증상을 보인 사례를 저명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 21세 여성 환자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됐을 당시 열, 기침, 가래, 설사,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증상을 보였다. 코로나19 감염되기 전에 앓았던 기저질환은 없었다.

하지만 입원 후 시행한 검사에서 심장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표지물질인 '트로포닌 아이'(Troponin I) 혈중 수치가 정상치(0.04ng/㎖)보다 훨씬 높은 1.26ng/㎖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트로포닌 아이 수치는 조금만 높아져도 심장근육에 손상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의료진은 심근염을 의심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했다. 그 결과 심장이 정상보다 비대해지고, 심장 조직에 손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는 1개월여만에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아 퇴원했지만, 지금도 심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주기적으로 외래 치료를 받고 있다.

주치의인 김인철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때 심근염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의 심장질환 사례가 정식으로 보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환자의 경우 입원 후 심장 박출률이 25%가량 떨어지는 상태에서 심근염을 의심하고 CT, MRI 등 추가 검사로 확진해 치료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우한대학교 중난병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보 심장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해당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20% 정도에서 심장 이상 증세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망해 '미국 내 최연소 코로나19 사망자'가 된 17세 한인 소년을 두고 심장질환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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