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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영남좌도 역사산책/ 이도국 지음/ 도서출판세종신서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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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좌도는 서울의 관점에서 보아 낙동강 좌측(동쪽)에 있는 37개 고을을 말한다. 크게 안동권, 대구권, 경주권이 속해 있다. 이 중에서도 이 책에는 안동권 이야기가 많다.

'역사는 사람의 이야기다'라는 명제로 낙동강 유역의 선비와 조상 이야기를 풀어낸 이 책은 느릿한 걸음으로 산책하듯 때로는 격정의 문장으로 토해내기에 술술 잘 넘어가는 특징이 있다.

지은이는 경북 청도 출생으로 경주에 살며 역사 지리 애호가로서 역사기행과 배낭여행으로 인생 2막을 가꾸고 있다.

특이한 점은 글에서 쓰고 그려낼 수 없는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그림에서 느껴보라고 야생화 그림을 쉼터처럼 많이 넣었다는 것이다. 그림은 김성복 한국화가가 그린 작품들이다.

'문중에서 내리는 가장 심한 벌은 할보(割譜)라 부르는 족보에서 이름을 지워 친족관계를 끊는 것이다.(중략) 유림사회의 향벌 중 훼가출향(毁家出鄕)이 가장 무서운 벌이다. 훼가출향은 살던 집을 부수어 버리고 향리 밖으로 쫓아내는 벌이다.'

책의 내용 중 일부이다. 책은 '선비의 노래' '사랑과 한' '영남좌도는 꽃길이다' '역사는 따뜻하다'의 4부로 나뉘어 있으며 전부 21개의 이야깃거리를 싣고 있는 데, 역사책 밖에 숨어 있는 조상의 이야기를 감질나게 찾아낸 지은이의 솜씨도 좋거니와 한 단락이 끝날 때마다 보이는 야생화 그림도 싱그럽다. 책의 부제가 '따뜻한 역사와 따뜻한 그림'인 것이 우연이 아니다.

과거는 먼저 온 오늘이요, 조상은 앞서 산 우리들이기에 역사는 결국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안동에서 만난 네 명의 조선여인'에 등장한 '약봉가의 어머니 고성이씨' '무실정려각 의성김씨 김옥정' '음식디미방 안동장씨 장계향' '400년 만에 외출, 원이엄마'의 이야기는 여성의 활동에 제약이 컸던 유교사회에서 그들이 보여준 모정, 절개, 재능 발휘, 사랑을 맛깔나게 풀어내고 있다. 335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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