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이나 공터 등 밖에서 더위를 피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경로당이 문을 닫으면서 사랑방을 잃은 노인들이 야외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가 지난 4일 실내 무더위 쉼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경로당이나 복지관 등 실내 무더위 쉼터로 사용됐던 곳의 운영이 사실상 불투명졌기 때문이다.
경로당에 가지 못하는 노인들은 공터나 공원 등에 모여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7℃까지 치솟았던 9일 대구 서구 비산동 북비산네거리에는 어르신 10여 명이 그늘 아래에서 장기를 두고 있었다. 장기를 두던 이호달(68) 씨는 "요새 경로당이 문을 닫아 이렇게라도 사람들을 만나 장기를 두고 있다"고 했다.
건물 그늘 아래 앉아 연신 부채질을 하던 한 어르신은 "집에 혼자 앉아 있으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이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밖에 나와 있으니 얼굴이나 볼 겸해서 밖으로 나온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중구 달성공원에도 어르신 대여섯 명이 모여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해룡(72) 씨는 "공원에서 물을 뿌리며 더위를 가시게 한다지만 밖에 나와도 더운 건 똑같다"며 "더위도 더위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사람 구경하러 밖에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중구 경상감영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어르신 10여 명이 공원 입구 벤치를 아지트 삼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공원 안쪽 벤치는 장기대전장이 돼 있었다.
대구시설공단 시설관리처 관계자는 "하루 평균 2천 명 넘게 경상감영공원을 찾는데 이 가운데 70%가 어르신들"이라며 "공원으로 산책을 나온 어르신들이 늘어 코로나19 이전으로 방문객 수가 회복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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