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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인터뷰] 배영규 영천시 자양면 보현4리 이장

배영규 영천시 자양면 보현4리 이장
배영규 영천시 자양면 보현4리 이장

외지인이 귀농한지 2년 만에 마을이장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영천시 자양면 보현4리 이장 배영규씨(65)는 퇴직 후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마을이 포근해 2017년 정착했고 2년 뒤 이장이 됐다.

마을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도시인이 짧은 시간에 이장이 된 비결을 묻자 "동네 상여를 여섯 번 맸고, 마을에 어려움이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가다 보니 이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이장이 된 이후로 보현4리에는 귀촌인구가 늘어 지금은 절반 가량이 도시서 온 주민들이다.

"분명 지역주민들의 텃세는 있습니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마을을 가꾸고 지켜온 정성과 시간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을 귀농인에게 이해시키고 설득 시키는 것이 이장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장이 되면서 도시서 온 입주민에게 마을 발전기금을 강요하지 않았다. 또 마을과 떨어져서 조용히 살고 싶어 하는 귀농인에게는 동네행사 참여를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상수도시설등 이미 만들어진 시설을 이용할 경우 합당한 선에서 지불토록 설명했다.

"간섭 받지 않고 편안하게 살고 싶어 하는 귀촌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마을주민들에게 간섭하지 말고 기다려 주자고 부탁드리지요. 오래 살다보면 마을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 자연스럽게 품어주고 이해시키면 모든 갈등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배씨는 지역민과 귀농 귀촌인이 서로 편 가르지 말고, 이해하려는 노력만 있으면 갈등의 상당부분을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아직도 농사 용어에 대해 잘 모르고 농민들의 깊은 속내를 잘못 읽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고. 그럼에도 이장을 하면서 아름다운 이 마을에 보탬이 되고 주민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것이 '무척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배씨는 대기업에 38년 근무하면서 주로 울산과 서울서 살았다. 고향은 대구다.

김응호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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