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사태 안 생기게 철저한 방역을

지난 22일 오후 동대구역 대합실 의자에
지난 22일 오후 동대구역 대합실 의자에 '띄어앉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23일부터 전국에 확대 적용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3일 정부는 수도권에 국한됐던 코로나19 감염병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우려했던 수도권발 2차 대유행이 전국화되는 양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집합·모임이 금지되고 고위험 민간다중시설 운영이 중단되며 기업들도 유연·재택근무 등을 통해 근무 인원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것만으로 부족하며 수도권부터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조속히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를 돌파한 '깜깜이' 환자 비율, 검사 건수 대비 양성 판정률, 환자 발생의 지역적 분포, 집단 발생 건수 등을 종합하면 지금은 상당히 위중한 국면이어서 차라리 과감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를 1주일 정도 실시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이들의 지적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지금 감염병 확산 제어에 실패하면 미국·유럽에서 벌어진 수준의 재앙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허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우리로서 가보지 않은 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실시되면 필수적 사회·경제 활동 외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등 사실상 나라가 '셧다운'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후폭풍이 얼마나 클지, 국민 불편과 경제적 피해가 어떨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를 하면 1, 2주 안에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는 것은 자명하다. 이는 지난 3월 신천지교회발 집단 감염 사태 때 대구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하는 행동을 자발적으로 준수해 소기의 성과를 거둔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국민 각자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동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 뜨뜻미지근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불편과 피해를 장기화하기보다는 과감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감염병 확산세를 진정시킨다면 사회적 고통과 경제적 피해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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