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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일터는 안전한가요] <5>위험 도사린 건설현장

매일신문·TBN대구교통방송 공동기획
산재 사망 45.5% 건설업서 발생…현재 사고 절반 이상이 '추락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특별단속반이 22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한 아파트 건설현장을 찾 안전실태 점검을 벌이고 있다. 서광호 기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특별단속반이 22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한 아파트 건설현장을 찾 안전실태 점검을 벌이고 있다. 서광호 기자

해마다 건설현장에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 주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건설기계·설비에 부딪히는 사고로 사망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사전에 위험요인을 파악해 안전작업 계획을 세우는 한편,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한 무리한 작업을 피하고, 현장 곳곳에 난간과 발판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안전조치가 잘 지켜지는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특별단속반과 함께 살펴봤다.

◆추석 명절 전 건설현장 긴급 안전점검

22일 오후 2시쯤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8개 동 553세대 규모의 현장에서 일하는 인원이 250여 명에 달했다. 현재 공정률을 21%로, 터파기를 마치고 건물을 올리는 골조공사가 한창이었다.

50m 높이의 타워크레인 3대가 철근 등 각종 공사 자재를 운반했고, 레미콘 등 대형 차량이 현장을 드나들었다. 근로자들은 임시 난간에 올라 거푸집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이곳은 2022년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 이 현장에 대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안전보건공단)의 특별단속반(패트롤)이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2명으로 구성된 특별단속반은 추락과 충돌, 끼임 등의 사고를 예방하고자 현장 내 안전관리 실태를 살폈다. 건물 구조를 올리는 골조공사 특성상 추락 사고의 위험이 커 안전난간 등의 조치를 확인했다.

점검을 마친 특별단속반은 현장 책임자에게 전반적인 안전계획 수립과 더불어 ▷경사통로 안전난간 확보 ▷작업자 생명줄과 안전망 설치 ▷작업 중인 타워크레인 아래 공간 안전조치 ▷중장비 이동로 신호수 배치 ▷강풍 시 작업 중단 ▷비상연락망 공유 ▷연휴 중 전력차단 등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현장소장은 "추석 연휴에 대비해 현장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도난과 화재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매일 아침 전체 인원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등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최근 다시 증가하는 건설업 사망자

산업 현장의 재해 사망자 중 건설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99명이고, 이 중 45명(45.5%)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특히 2017년 37명까지 줄었던 지역의 건설업 사망자는 이듬해 42명을 기록하는 등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사고 유형을 보면 추락 사망자가 비중이 특히 크다. 2018년과 2019년 사망자 중 추락 사고인 경우가 각각 59.5%와 57.8%로 높은 비율이었다. 추락 사고에 대한 중점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이외에도 숫자는 적지만 끼임과 충돌로 목숨을 읽는 경우도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와 긴 장마, 태풍 등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된 경우가 많다. 이를 만회하고자 무리한 속도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이달 17~22일 사이 전국 건설현장 곳곳에서 모두 8건의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19일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외벽 도색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이를 예방하려면 사전에 위험요인을 파악해 안전작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추락위험이 있는 장소에 대해선 난간과 발판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개인 보호장비의 착용 등도 현장에서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 장비와 시설이 있더라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근로자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

건설현장 특별단속반인 박주호 안전보건공단 차장은 "장마와 무더위로 늦춰진 공사 기간으로 인한 무리한 작업과 연휴를 앞둔 들뜬 마음 탓에 추석 명절 이전에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며 "시공사가 안전작업계획을 수립해 추락 사고를 예방할 시설을 갖추고, 현장 내 중장비와 전기시설 등을 주기적으로 관리하도록 점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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