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의 속성(俗姓)이 김(金) 씨가 아니라 전(全) 씨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 서예가 일산 박위호(65) 씨는 27일 "인각사에 머물며 삼국유사를 편찬한 일연(1206~1289)의 일대기를 기록한 보각국사비(普覺國師碑·보물 제428호) 탁본 20여 점을 연구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씨는 40여 년 동안 서예를 하면서 대구서학회 회장과 동방금석문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위원으로 활동중이며, 서예 지도에 힘쓰고 있다.
그는 "서성(書聖)으로 일컬어지는 왕희지 글씨를 집자해 고려 후기인 1295년 충렬왕 명으로 인각사에 세운 보각국사비를 탁본한 자료 중 1981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영인본 탁본과 이를 확대 편집해 2001년 한국서예협회에서 간행한 '보각국존비명' 등을 확인했다"며 "일연의 성은 사람 인(人)으로 시작하는 김(金)이 아니라 들 입(入)으로 시작하는 6획의 전(全)'이라고 했다.
박 씨는 또 "문화재청과 경북 군위군이 일연 탄신 800주년을 기념해 3억원을 들여 2006년 인각사에 세운 '보각국사재현비' 전면에만 258자가 잘못된 오자(誤字)"라며 "315자는 획순 또는 결구가 왕희지 서법에 맞지 않는 잘못된 글씨를 새겨놓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려시대 비 형식으로 볼 때 '보각국사 비명'이라는 제액(題額)의 글자가 이수 부분에 사각 홈을 파고 제액을 새겨놓아야 하나 보각국사재현비에는 비신에 제액을 새겨 놓은 오류를 범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일연의 성 전 씨를 김 씨로 잘못 알고, 많은 예산을 들여 세운 보각국사재현비가 오·탈자나 운필(運筆) 오류가 많은 것은 한문이나 왕희지 글씨에 대한 이해 부족과 이 분야에 능통하지 못한 사람들이 글씨를 새기고 감수도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유적을 잘 보존하고 후대에 정확한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잘못된 것을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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