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6조원에 육박하는 매물을 내던지며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연기금의 주식비중 조절, 급증하는 국내 주식펀드 환매자금 마련을 위한 매도, 증권사들의 차익 거래 등이 맞물리면서 막대한 매도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 데이터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한 달 동안 4조1천341억8천만원(약 1억442만주)어치를 순매도 했다. 기관으로 분류되는 수급 주체 중 금융투자가 1조3천158억원, 연기금 1조3천153억원, 투신이 8천567억원, 사모가 7천104억원, 보험이 1천511억원 등의 규모다.
코스닥 시장 역시 팔자 행진이 이어졌다. 기관들은 1조7천261억원(약 1억1천120만주) 규모를 지난달 매도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매도한 주체는 금융투자다. 금융투자로 집계되는 거래는 증권사들의 차익 거래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차익 거래란 주식 현물과 선물을 반대 방향으로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둘 중 고평가된 자산을 팔고 저평가된 것을 사는 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가 연장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현물은 고평가된 한편 선물은 저평가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현물 매도, 선물 매수 차익 거래에 나서면서 현물 매도세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공매도 금지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연기금의 매도세는 국민연금이 담을 수 있는 주식 비중을 조절을 위한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연간 목표치를 넘기면서 주식 비중을 덜어내야 한다.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132조원으로 전체 자산(752조2000억원)의 17.5%를 차지해 목표치 17.3%를 초과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이미 자산운용 성과와 비중이 더 높아진 상황이어서 대량 매도세가 불가피하다.
투자신탁이나 사모펀드들의 대량 매도세가 이어지는 것은 최근 투자자들의 주식형 펀드 환매 러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자금이 빠져나가면 자산운용사들로서는 펀드가 보유한 주식을 팔아 환매 대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같은 추세는 간접투자보다는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난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약 1조8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증권가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의 대량 매도세에다 완화된 대주주 요건(10억→3억)에 맞춰 특정 주식 보유분을 줄이려는 슈퍼개미의 '팔자'까지 더해진다면 주식시장에 심각한 충격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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