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이 한글날을 맞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을 바탕으로 한 전용 서체(특정 단체에서 사용할 것을 목적으로 개발된 서체)를 선보였다. 한글 궁체에 근원을 둔 음식디미방(1672년 추정)은 한글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 필적으로 평가된다.
음식디미방의 저자인 장계향 선생의 붓글씨를 바탕으로 개발한 '영양군 음식디미방체'는 제목체 1종이다. 한글 2천350자, 영문 94자, 특수문자 986자로 구성됐다.
궁체는 원래 왕후와 상궁, 궁녀들의 전유물이었다. 단아하면서도 자유분방하게 쓰인 것이 특징이다. 궁중 문화인 궁체는 이후 사대부 계층에 전파됐다.
문자학 전문가인 이재욱 장계향연구회 사무국장은 "비슷한 시기에 쓰인 한글 작품인 '은중경언해'가 다소 단조로운 서체인 반면 음식디미방은 자유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일정한 필획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학문과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실천과 공유에 있다는 장계향의 정신과 취지를 생각할 때 음식디미방체 폰트의 보급은 장계향 탐구의 도입로가 될 것"이라며 "여성이 쓴 요리서의 서체라는 점에서 여성 잡지, 요리 관련 잡지 등의 제자(題字)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영양군은 한글날을 시작으로 군청 홈페이지에 서체를 무료 배포한다. 앞으로 세종학당의 도움을 받아 세계 76개국 213곳의 한국어학과나 한국어학당 등을 통해서도 보급할 예정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지난해 7월 장계향연구회의 서체 개발 필요성 제기 이후 전용 서체 개발을 서둘렀다"며 "영양군만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디지털 문화유산을 갖게 된 만큼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