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여행 막히자 골프장 '북적'…3조원 특수

회원권 가격 치솟고 부킹도 하늘의 별따기
의료용품 매출 30% 증가…회원권 4천만원 이상 올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맞이하는 첫 추석 연휴에 대구경북지역 골프장들이 때아닌
코로나19 사태 이후 맞이하는 첫 추석 연휴에 대구경북지역 골프장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3일 경북 청도의 한 골프클럽하우스 앞 주차장이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줄줄이 골프 라운딩에 나선 차량들로 가득 들어차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평소 한 해 예닐곱번씩 동남아로 골프 투어를 떠났던 기업인 A(49)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을 나가기 힘들어지자 결국 국내 골프회원권을 구매했다.

A씨는 "지난해만 해도 8천만원 선이던 회원권 가격이 4천만원 이상 올랐더라"며 "워낙 골프장 부킹이 하늘의 별따기이다보니 좀 비싼 가격을 주고서라도 회원권을 사는게 낫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골프 투어가 힘들어지자 역으로 국내 골프산업이 특수를 맞이하고 있다. 골프장마다 부킹대란이 빚어지는가하면, 유통가에서는 골프용품과 의류 매출이 30% 가량 증가할 정도다. 이런 영향을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3조원이 넘는 내수 진작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8일 펴낸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로 떠났던 골프 인구가 국내로 전환됐을 때 일어나는 국내 경제 내수 진작 효과가 최대 3조원이 넘는다고 추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한골프협회가 발표한 2017년 한국골프지표를 토대로 계산했을 때 현재 해외 골프 활동인구가 연간 최소 215만명에서 최대 220만명이라고 봤다.

여기에 2017년 해외 골프 활동인구의 1인 평균 지출액에 작년까지 물가상승률을 더해 계산하면 최소 2조2천억원에서 최대 3조 1천억원의 내수 진작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 아니다. 골프 인구의 연령대가 2030 젊은 세대까지 낮아지면서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도 상당하다. 동네마다 새로운 스크린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이 우후죽순 들어설 정도다.

이런 변화에 대해 연구원은 골프산업 기업들의 매출액 기준 시장 규모가 2023년에는 9조 2천억원까지 가파르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골프장 운영업' 기업 매출액 기준 시장 규모가 4조5천억원, '골프연습장 운영업' 시장 규모가 2조2천억원인 것을 감안해 산정한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런 분석을 기반으로 "골프장 운영업은 다른 스포츠나 서비스업 생산 대비 코로나19 충격이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산업적 가치 창출과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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