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토함산 석탈해 사당지에서 제사 관련 건물지가 확인됐다.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 유물도 여럿 출토됐다.
3일 경주시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에 따르면 석탈해 사당지 유적 긴급 발굴조사 과정에서 사당과 관련된 건물지 2동과 통일신라시대 암막새·평기와, 고려시대 명문기와·청자·분청사기·철제 마(쇳물을 부어 만든 말 인형)·토제 마(흙을 빚어 구운 말 인형) 등이 확인됐다.
발굴조사는 지난 9월부터 진행됐다. 삼국유사에는 문무왕 때인 680년 석탈해의 뼈로 소상(塑像)을 만들어 토함산에 동악신으로 모시고, 국사(國祀)를 끊이지 않고 지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확인된 건물지는 고려 후기 마지막으로 중건된 건물 흔적으로 추정된다. 중심 건물지는 동서 2칸 남북 1칸으로, 기반층 상부에 황갈색 점토로 대지를 정비한 뒤 조성했다.
중심 건물지 서편에선 토석축으로 벽체를 조성한 1칸의 부속 건물지도 확인됐다. 건물지에선 철제 마와 토제 마, 청동방울 등 다량의 유물이 나왔다. 청자와 분청사기는 화로나 잔 받침 등 제사 관련 유물이 많다.
'癸巳年 分施主 尹山 崔字 李堅'의 명문이 찍힌 기와도 여럿 출토됐다. 이 기와는 불국사 성보박물관 부지 발굴조사에서도 다수 확인된 바 있다. 이견(李堅)은 고려 후기 무인으로, 1350년 종2품 지밀직사사(知密直司事)에 임명됐고 1360년 홍건적 침입 당시 함종전투에서 전사한 인물로 추정된다. 고려 후기 몽골족 침입 이후 계사년(1353년)에 불국사와 함께 탈해 사당도 중건됐음을 알 수 있는 자료다.
석탈해 사당은 '신증동국여지승람' '동경잡기' 등 지리지와 여러 문집으로 미뤄 조선 전기까지 제사가 유지됐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측 설명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사당지 주변엔 조선시대 봉수대 관련 시설과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기와, 토기 파편이 흩어져 있었다"며 "사당뿐 아니라 군사 관련 시설도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체계적 조사와 성격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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