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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껏 하라"는 與정성호에, 추미애 편지 "우린 민주당 동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정성호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정성호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에게 "정도껏 하라"고 다그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라고 시작하는 1천700여자의 편지를 썼다. 추 장관은 이 편지에서 국회 공개회의·토론에서 윽박을 지르거나 모욕을 주는 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추 장관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을 향해 "한마디 말씀으로 온종일 피곤하셨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며 "예산감시 활동을 조명받지 못하고 잡음만 조명이 돼 유감이라는 데 충분히 공감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앞서 지난 12일 열린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정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과 특수활동비 (특활비) 문제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추 장관을 향해 "장관은 질문에 대답해 달라", "정도껏 하시라"고 말한 것을 두고 추 장관이 이렇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정 의원은 13일에도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라며 "딱 한마디 했더니 종일 피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추 장관은 "국회 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 때 우리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심한 자괴감도 들고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모욕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인지 아닌지는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근거없이 그저 "썼어요, 안 썼어요?" 하면서 범죄인 다루듯 추궁하는 반복질의가 바람직한 예산심사였는지 아니면 그저 장관에 대한 공격이고 정쟁이었는지는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추 장관은 또 "(이) 때문에 정작 짚어야 할 대검 특활비 문제는 물타기가 돼 덮어져 버렸다"며 "그런 식으로 소중한 질의 시간을 허비하고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은 당하는 국무위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추 장관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 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있겠나"라며 "그 길에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다. 이 길의 끝에 이르기까지 서로 의심하지말고 손놓지 말자고 제가 당대표로서 동지들께 정권 출범초에 드렸던 말씀"이라고 했다.

아울러 "서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끝맺었다.

한편 추 장관에 대한 정 의원의 개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국회 예결위 1차회의에서도 추 장관은 야당 의원으로부터 아들의 군 특혜 의혹과 관련된 질의가 나오자 "미래통합당은 법사위·예결위·대정부질의에서 (이 의혹 제기가) 단골메뉴였다"고 했다. 이에 정 의원은 "추 장관님, 다른 관계 없는 것들에 대해선 말씀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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