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김해용 논설실장
김해용 논설실장

2020년이 저물어 간다. 가는 해 추억을 갈무리하고 새해 설렘이 교차해야 할 거리는 온통 '코로나19 블루'가 드리워 있다. 이 지긋지긋한 역병(疫病)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새해에는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사람 만나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던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역설적으로 코로나19는 치명률이 높지 않아 더 위협적이다. 만약 1세기 이전에 코로나19가 발생했다면 5천만~1억 명의 희생자를 낸 1919년의 스페인독감과 맞먹는 피해를 냈을 것이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인류는 잘 대처하고 있다고 본다. 의학 기술이 진보하고 IT 기술 발달로 모든 이에게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세상이어서 가능했다. 코로나19는 압도적인 전파력으로 인간 사회의 약한 고리를 공격한다. 개인 건강보다 사회적 관계에 끼치는 파괴력이 더 크다. 이 때문에 인류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공동체 의식과 유대감을 일찌감치 구축한 채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다. 과거 역사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적자생존 및 자연도태를 신봉하는 집단면역의 유혹에도 빠지지 않았다. 노약자와 기저질환자를 보호하겠다는 사회적 합의를 형성했고, 방역에 따른 경제적 피해와 사회 활동 제약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특히, 우리 국민 중 80%가 방역과 인권이 충돌하면 방역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많은 재난과 재앙, 변고가 있었지만 인류는 잘 헤쳐 나왔다. 늘 그랬듯이 인류는 이번에도 답을 찾을 것이다. 역사상 전례가 없는 거대한 자금과 기술력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투입됐고 이제 서광이 비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이 잇따라 개발돼 접종에 들어갔다. 치료제들도 국내외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삼각 전선을 구축하면 코로나19가 설 자리는 없다.

원래 동 트기 전의 새벽이 가장 춥고 어두운 법이다. 등산에서도 8부 능선, 9부 능선을 지날 때가 가장 힘들다.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코로나19와 싸우느라 피로가 누적됐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방역에 앞장선 독자 여러분께 따뜻한 위로와 성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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