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3월 치러지는 대선 전초전 성격인 4·7 재·보궐선거를 압승이 예상됨에 따라 정국 주도권은 제1야당 몫이 됐다.
당장 정국의 최대 현안인 공직자 부동산투기 진상 규명과 백신접종을 포함한 코로나19 방역정책, 그리고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 등에서 야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히 보수진영으로선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리멸렬했던 야당이 다시 국민들로부터 성원을 회복했고, 뭉치면(야권후보 단일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정치권에선 수도 서울과 제2 도시인 부산의 민심이 현 정권으로부터 돌아섰다는 점에서 이번 재·보선의 의미가 상당하다며, 내년 대선을 앞둔 제1야당이 여당을 상대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모두 압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나자 "민심이 폭발하지 않았나, 국민의 상식이 이기는 선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치권에선 여당이 기대한 3% 내외 박빙의 승부가 아니라 현저하게 격차가 벌어진 선거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현재로선 내년 대선까지 야당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여당을 외면했다"며 "민심 이반이 확인된 만큼 정권교체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야권에선 내년 대선에 대비해 단일대오 형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야권후보 단일화'이기 때문이다.
이에 '제1야당-윤석열-안철수'를 하나로 묶는 거대 결사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제1야당이 이러한 야권을 향한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느냐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른바 큰집 격인 제1야당이 야권의 다양한 세력을 적절하게 규합해 집권세력 견제기능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권력 다툼만 하다 분열한다면 모처럼 맞은 기회를 날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단임제 대통령의 임기 말에 결정적인 위기를 맞은 여권에서 쏟아낼 자충수도 제1야당에는 상승세를 이어가게 할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선거결과로 현 정부가 레임덕으로 빠져들 경우 여권 내 권력투쟁이 더욱 격렬해지면서 국민들에게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