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 선거가 끝나면서 여야가 대통령 선거를 향한 후속 작업에 들어갔다.
선거에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은 9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진수'(進水)했지만 내부에서 '쇄신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반발이 터져나오는 등 출발부터 난기류를 만났다. 국민의힘은 정상 지도부의 빠른 출범과 야권 대통합에 나서고 있다.
도종환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첫 공개 회의에서 "저희의 부족함이 국민께 크나큰 분노와 실망을 안겨드렸다. 모든 책임은 오직 저희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분노와 질책, 이번이 끝이 아닐 수 있음을 잘 안다"며 "더 꾸짖어달라. 마음이 풀릴 때까지 반성하고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도 위원장은 또 "비대위는 민심 앞에 토 달지 않겠다"며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하루속히 빠져나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비대위는 시작부터 '소신파'에 집중포화를 당했다.
노웅래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뽑는다면 진정성이 생길 수 있겠느냐"며 "국민에겐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졸로,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당의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그 중에서도 핵심인 도 위원장이 쇄신 작업 전면에 나선데 불만을 표한 것이다.
이어 그는 강성 친문 지지층을 겨냥 "열성 지지자들에 의해 우리가 자기검열을 받고 있다. 아마 그분들이 기껏해야 몇 천명일 것"이라며 "그런 문자(폭탄)들이 오더라도 많은 생각 중 하나로 보고 쫄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이 부정적 평가를 받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가급적 당내 선거에 나서지 말아달라"고 직격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을 계기로 민심이 등을 돌린 데 당내 주류인 친문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민주당 초선 의원들도 청와대·당 주류 중심의 '질서 있는 수습'에 제동을 걸고 전면 쇄신을 촉구했다. 당내 초선 81명 중 50여 명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당은 어느새 '기득권 정당'이 돼 있었다. 모든 비판을 차단하고 나만이 정의라고 고집하는 오만함이 민주당의 모습을 그렇게 만들었다"며 "초선들부터 달라지겠다. 민주당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포스트 김종인' 체제에 대해 "빠른 시간 안에 정상 지도부를 출범시켜야 한다"면서도 "정상 지도부를 출범하기 전에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께서 합당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문제부터 먼저 정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야권 대통합을 위한 열린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다들 공감하고 있다"며 "우리와 함께할 수 있는 사람, 함께했던 사람들은 표현이 그렇지만 지푸라기 하나라도 힘을 합쳐서 내년 대선을 치러야 할 것이기에 모두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일단'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의 복당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중도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힘을 받은 터라 '강성' 이미지의 홍 의원이 복당을 하더라도 당내 지형이 호의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당장 국민의힘 최다선 중 한 명인 정진석 의원이 최근 홍 의원 복당과 관련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과거의 모습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타나야 될것"이라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낸 성명도 '강성 보수'와 같은 '꼰대' 이미지로는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이 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담겼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