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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출, 한·중 vs 미·일 극명한 입장 차



일본 정부는 13일 동일본 대지진 때 원전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 원전의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기로 각료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방류 예정인 오염수는 125만t이 넘는다. 사진은 지난 2월 14일 촬영한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 원전(위)과 오염수 탱크(아래)의 모습.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13일 동일본 대지진 때 원전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 원전의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기로 각료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방류 예정인 오염수는 125만t이 넘는다. 사진은 지난 2월 14일 촬영한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 원전(위)과 오염수 탱크(아래)의 모습. 연합뉴스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출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극명한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오염수 방출이 국제 기준에 맞는다며 찬성한 데 비해 중국은 주변국의 우려를 무시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는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특수하고 어려운 이 상황에서 일본은 여러 선택과 효과를 따져보고 투명하게 결정했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원자력 안전 표준에 따라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이날 성명에서 오염수(polluted water) 대신 일본 정부가 쓰는 용어인 '처리수'(treated water)를 사용해 일본 정부의 결정을 간접적으로 지지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거들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처리수를 처리하는 결정을 투명하게 하려는 일본에 감사하다.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즉각 일본 정부 결정이 미국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과 중국의 차이는 단어 선택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미국은 처리수라는 단어를 썼지만, 중국은 '오염수'라는 단어를 썼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오염수 처리에 따른 담화문'에서 "일본은 안전 조치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외 반대에도 주변 국가 및 국제사회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오염수 처리를 결정했다"며 "이러한 결정은 지극히 무책임하고 국제 건강 안전과 주변국 국민의 이익에 심각한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본이 책임을 인식하고 과학적인 태도로 국제사회, 주변 국가, 자국민의 심각한 관심에 대해 응당한 대답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이웃 국가와 함께 공동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우리 정부도 중국 정부와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정부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긴급회의를 열고서 "강한 유감을 표하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 나갈 것"이라며 "오염수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검증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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