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거장 박대성 화백의 작품에 올라타서 훼손한 아이들과 그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즐거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17일 경북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 박대성 화백의 특별기획전 '서화(書畵), 조응(調應)하다' 전시관에 어린이 2명이 들어와 박 화백의 서예 작품을 훼손한 사건을 JTBC가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열 살 정도의 남자아이는 전시실에 들어와 박 화백 서예 작품 위에 올라탔고, 작품이 신기한 듯 글자를 만져도 보고 작품을 밟고 올라서는 것은 물론 그 위에 눕기까지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의 아버지는 말리기는 커녕 이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있었다.
해당 작품은 통일신라 시대 최고 명필로 꼽힌 김생의 글씨를 모필한 것이었다. 가로 폭은 39㎝이지만, 세로 길이가 19.8m에 달하는 대작이다. 작품 가격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낙 길다보니 액자에 넣는 것이 불가능해 펼쳐서 벽과 바닥에 걸쳐 비스듬하게 눕혀놓은 채 전시됐다.
사건 당시 관람객과 작품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안전선이 제거돼있었지만, 작품 옆에 '눈으로만 감상해주세요'라는 주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또 미술관 곳곳에는 '어린이가 올바른 관람을 할 수 있게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라는 안내문도 설치돼 있었다.
아이의 장난으로 일부 글씨가 번지고, 손자국과 발자국이 그대로 남는 등 작품 훼손이 발생했다.
작품 훼손 사실을 발견한 미술관 측이 CCTV를 확인하고 아이 아버지를 찾아 항의했지만, 아버지는 "작품을 만져서는 안 되는지 몰랐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는 미술관을 통해 박 화백에게도 여러 차례 사과를 전했고, 박 화백은 아이가 악의 없이 한 행동인 만큼 선처해달라는 뜻을 밝혔다.
또 작품을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전시하기로 한 박 화백은 "자국이 남아있다고는 하는데, 그것도 하나의 역사니까 놔둬야지. 복원도 할 수 있는데 그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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