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설 CEO] <18> 장세철 고려건설 회장 "소규모주택정비, 행복한 주거공간 창출"

저소득층 많은 재생사업 지역 독자적 재건축 하기 쉽지 않아
사업지확정부터 조합 해산까지 소규모 개발 전과정 직접 진행
"고려건설만의 특화 전략으로 포스트코로나 대비한 향후 70년 지역 주택 시장 선도할 계획"

(주)고려건설 장세철 회장.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주)고려건설 장세철 회장.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장세철 고려건설 회장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앞으로 주택 건설의 신모델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왕 하는 사업이면 규모 있고 덩치가 커야 수익도 늘어나는데 '소규모주택정비사업'를 굳이 강조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규모주택정비 사업이란?

-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노후 · 불량건축물의 밀집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공동주택 또는 가로구역에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도시재생사업이다. 가로구역에서 종전 가로구역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정비기반 시설이 양호한 지역에서 200가구 이하의 공동주택을 재건축하는 소규모재건축 사업으로 주택건설업체가 참여하는 사업과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및 연립주택을 주민 스스로 개량 또는 건설하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이 있다.

▶규모가 작은 것뿐이지 개발이라는 측면에선 같아 보인다.

-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주로 단독·다세대 주택과 200가구 미만의 연립주택과 아파트가 그 대상이다. 현재 단독·다세대 주택의 60% 이상은 저소득층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의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은 대규모단지의 정비사업 위주로 되어 있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과 관련된 일부내용은 포함되어 있었으나, 소규모주택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규정은 매우 미흡한 수준이었다. 2017년이 돼서야 소규모주택 정비를 위해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 제정되고 관련 사업절차가 간소화됐다.

▶개발사업을 도시재생과 연관하려는 의도는?

- 개발 시대에 돌입하기 시작해 건설한 우리나라 주택은 수명이 거의 끝났다고 봐야 한다. 경제 구조가 농업에서 공업으로 변하고, 핵가족 시대로 접어들면서 도시의 주택 수요는 갑자기 급증했다. '소금 모래 타설' 파동을 겪으면서까지 갑자기 100만호 주택 건설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당시의 주택이 이제는 노후화되서 새로 지어야 할 형편이다.

▶시장 논리에 맡기면 되는 것 아닌가?

- 저소득층이 밀집한 소규모 재생 사업 지역은 독자적으로 재건축 하기 쉽지 않다. 조합원 의견을 모으는 것만 해도 몇 년이 걸린다. 또 행정 절차와 본사업 추진에서의 갈등 조정 과정 등을 합치면 10년도 넘게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특례법이 사업기간 단축으로 소규모 재생 사업의 숨통을 터줬다.

▶복잡한 사업을 굳이 하려는 이유는?

- 산업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이제 재생 시대로 접어들었다. 자연도 순환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듯이 주택도 마찬가지다. 특히 새로운 생명으로 재탄생 시킬 경우에는 과거보다 더 나은 방식으로 재생을 시켜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또 과거 주택 수명은 30년이지만 지금은 각종 건축 기술 발전으로 최소 50년 이상이고 최대 70년까지 전망된다. 따라서 이제는 70년 후에도 뒤처지지 않는 안목을 갖고 도시재생 사업에 접근해야 한다.

(주)고려건설 장세철 회장.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주)고려건설 장세철 회장.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이에 대한 준비는?

- 개인적으로는 수도 서울의 도시환경 변화에 관심이 많아 15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 소규모 도시 재생 전문가 되기 위해 도시공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대구와 해외 공동주택 단지를 분석한 두 편의 논문도 도시 뉴딜 재생과 관련돼 있다. 특히 대구 공동주택단지를 분석한 논문은 그동안 지역에서 치러진 소규모 재생 사업지 86곳을 전수조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각 단지의 설계도, 조경, 배치 등을 면밀히 분석해 장단점을 모두 파악했다. 대구의 소규모 재생 단지는 모두 제 머릿속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업성이 있다면 대기업 진출도 예상되는데.

- 우리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탈피하고 지방 업체까지 제 살 깎아 먹는 것을 지양하고자 소규모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지역의 공공성과 관례상 상도를 생각하면 대기업이 쉽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고려건설만의 특화된 전략은?

- 애초에 방향타를 소규모 개발 쪽으로 잡은 만큼 서민들이 추진하는 개발에 특화돼 있다. 우선 사업지확정-조합설립-인허가-설계-시공-준공-입주 등 조합이 해산될 때까지의 전 과정을 모두 직접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시행비 등 일부 비용은 감면해 준다. 이런 서비스가 소문이 나서 이제는 지역에서 개발을 앞둔 조합들이 우리를 찾아온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규모 사업만 35개나 된다. '이삭을 주워도 한 자루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고려건설은 서민들과 함께 성장할 바탕을 마련해 왔다.

▶서두에 소규모주택 사업을 설명하면서 차세대 모델이라고 했는데.

-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주택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파트가 대단지화 되면 커뮤니티 센터, 노인정 등 공유 공간에 개인의 거주 공간이 뺏기는 효과가 발생한다. 비대면 시대에는 개인 공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각자가 생활할 수 있는 실거주 공간이 중요시되는 반면 공유 공간은 줄어드는 추세로 접어들게 된다. 개인 공간을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사물인터넷 기능이 강화되는데, 고려건설은 지역에선 유일하게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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