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1시쯤 남구 대명3동 뉴타운 재개발 구역. 내년 2월 아파트 착공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철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곳은 골목마다 유리창이 깨지고 천장이 뜯어진 빈집들이 가득했다. 바람이 불면 빈집에 매달려 있는 빨래 건조대와 문고리 등이 크게 흔들렸지만 이를 막을 안전 펜스가 처진 집은 드물었다. 심지어 빈집 바로 옆 건물이 어린이집이었지만 펜스 하나 없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광주 건물 붕괴 사고 후 남구청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안전조치 이행을 약속했지만 바뀐 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 일대는 9만1천842㎡의 부지에 2천126가구의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남구 성당로48길을 중심으로 철거를 앞둔 집들이 즐비하지만, 안전장치가 전혀 없거나 부실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비산 먼지 등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 잔해 위에는 방진망이 있어야 하지만 조치가 취해진 곳은 10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안전 펜스마다 달린 가림천은 구멍이 나거나 찢어진 게 대다수다.
지난 10일에는 철거 중인 건물에서 큰 돌덩이가 펜스를 뚫고 인도 위로 떨어지면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주민 A(68) 씨는 "골목으로 초등생과 어린이집 원생들이 다니는데도 바로 옆 건물에 유리창을 마구잡이로 부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를 막아줄 펜스나 가림막은 전혀 없다"며 "안전장치 없이 노출된 빈집이 수두룩 한데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 자재 등이 날아와 지나가던 주민을 덮치는 게 아닌지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또 지난 5월 말 철거된 일부 건물은 가림막 등 안전장치 없이 철거 작업이 진행됐다. 주민이 옆으로 다니는 데도 마구잡이로 철거를 진행한 후 뒤늦게 가림막을 설치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지난 15일 현장을 방문해 "펜스 등 안전조치를 한 뒤 공사를 진행하겠다"라고 약속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공사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에 주민들은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현재도 철거가 잠시 중단됐고 내부 잔해물 정리를 진행 중"이라며 "한 달 뒤 철거공사가 다시 진행될 예정인데 시기에 맞춰 정비구역 전체에 안전 펜스 등을 모두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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