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은행 빚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대면 서비스 업종, 저소득 자영업자, 고금리 대출 위주로 은행 빚이 증가해 '대출의 질'도 나빠졌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와 금리 인상 등을 대비한 연체율 관리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31조8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1년 전보다 18.8% 증가,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9.5%)을 크게 웃돌았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불어 닥친 지난해 1분기부터 매 분기 급증 추세다. 지난해 1분기(700조원), 2분기(755조1천억원), 3분기(777조4천억원), 4분기(803조5천억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에 따른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0.0%에서 2분기 15.4%, 3분기 15.9%, 4분기 17.3%, 올 1분기 18.8%로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의 업종별로는 집합금지, 영업제한 등 코로나 방역 충격이 몰린 대면 서비스업 대출이 크게 늘었다. 업종별 대출 증가율은 여가(31.2%), 도소매(24.2%), 숙박・음식(18.6%), 부동산(3.5%) 순이었다.
저축은행, 대부업체, 여신금융전문회사 등 10%대 고금리로 빚을 낸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43조6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5.2%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 1분기부터 매분기 5%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업종별 고금리 대출 비중은 도소매(6.5%), 숙박음식(7%), 여가(5.1%), 부동산(3.3%) 순이었다.
내수 경제의 주축이 되는 대면서비스 자영업자 대출이 늘고, 20%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이 상승한 점을 감안했을 때 전반적인 자영업자 대출의 질이 악화됐다고 한국은행은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 상당수가 소득이 줄어들고 신용점수가 깎인 상태에서 빚을 내 버티는 경우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이후 정부의 금융지원 등으로 연체율(0.2%) 및 취약차주 비중(11.0%)은 아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지원이 종료되고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경우 대출 연체가 늘어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의 선제적 충당금 적립, 정책당국의 맞춤형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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