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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왜 운문댐 물이 울산으로 가야 하나?

황기호 수성구의원

황기호 수성구의원
황기호 수성구의원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 산하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대구시민들의 숙원 사업인 깨끗한 수돗물 사용과 관련해 구미 해평취수장을 공동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소식은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울산 반구대암각화 보호를 위해 운문댐 수량 일부를 울산시에 공급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래의 의문을 제기하며 수성구 주민들과 함께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

또한 대구시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수성구 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운문댐 물을 울산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반대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2018년 2월까지 7개월간 가뭄으로 운문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취수가 중단되었고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돗물 부족으로 큰 고초를 겪은 바 있다. 더구나 반구대암각화 보전을 위한 울산시 물 공급 계획에 수성구민의 건강권을 내어 줄 수 없음을 주민들을 대표해서 강력하게 밝히는 바이다.

대구시 관계자 말로는 계약서상에 '대구시에 먹을 물을 우선으로 하고 남는 여유분의 물을 울산으로 공급한다'라고 되어 있어 대구시민들 특히 수성구, 동구 주민들의 물 공급에는 염려를 안 해도 된다는 얘기를 했는데 당연한 일이지만 필자는 갈수기 때를 대비하여 항상 여유 있는 운문댐 담수율을 높이는 걱정을 해야 하며, 여유가 있다면 수성구 및 대구시민들에게 물 공급 혜택을 추가할 수 있는 방안을 내어놓아야 할 행정이 멀리 울산에 공급 한다는 발상이 무척 불쾌하다.

비용면에서도 멀리 울산까지 새로운 관로 공사를 한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발생할텐데 국민의 세금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과 미래지향적으로 볼 때 임하댐과 영천댐의 활용을 계획하는 게 맞다고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단순히 천연기념물인 울산의 반구대암각화 보존이 아니라 보존을 위한 사연댐의 수위(해발 60m에서 52m로 낮추어야 함)를 낮추다 보니 울산시민들의 물 부족이 생겨 이를 해결의 목적이 되었는데 이를 볼모로 하필 운문댐을 선택한 배경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 필자가 알고 있는 바로는 임하댐 물이 영천에 이어 포항까지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가까운 길 놔두고 하필 멀고 먼 운문댐 물을 볼모로 잡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참고로 수성구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 상황인 만큼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공론화하여 찬반을 물어야 하고, 꼭 울산으로 공급을 해야 한다면 당위성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게 바로 공정(公正)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물 부족국가로 멀리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 갈수기 때에 분명 물 부족의 상황을 예측하고 대처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갈수기에 대비책은 어떻게 할 것인가? 대구시는 특히 운문댐의 의존도가 높은 수성구와 동구의 물 공급 고민을 해야 한다. 또한 만약에 울산으로 운문댐 물이 공급된다면 울산시민의 물 공급과 대구시(수성구, 동구) 물 공급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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