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 동대구역 역사 안은 휴가를 떠나는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5~10분 간격으로 수십 명의 열차 이용객들이 여행 가방과 캐리어를 들고 오가고 있었다. 이곳 역무실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겠지만 휴가철인 8월 중순까지는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4차 대유행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체온 측정기구를 추가로 8개 설치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철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여행객이 집중되는 시기에 4차 대유행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최근 부산지역 코레일 직원 8명이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 이용객들은 물론 철도 당국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코레일 직원이 확진되면서 열차 이용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열차 내 감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상 열차 내 '전 좌석 발매'가 가능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는 창측 좌석만 발매하도록 했지만 현재는 예매 시 창측 좌석 우선 배정 원칙만 있을 뿐 승차인원 제한은 없다.
통상 열차 한 개 객실 내부면적은 55.5㎡(16.7평)이고, 좌석은 평균 50석(일반실 기준)이다. 전 좌석 발매로 열차 한 객실이 가득 차면 3밀(밀접·밀집·밀폐)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날 서울행을 위해 동대구역을 찾은 A(44) 씨는 "대구로 내려올 때 바로 옆자리에 사람이 앉기에 깜짝 놀랐다"며 "확진자가 2천 명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사람들을 붙여놓으면 집단감염을 부추기는 꼴"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역무원과 객실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개인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일일이 통제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열차 이용객 수가 워낙 많아 '열차 내 취식 금지' 지침을 어겨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승무원 B(38) 씨는 "객실 순회 시 '마스크 벗지 말아달라', '취식은 안 된다'는 등 제재를 하고 있지만, 승무원 눈을 피해 취식하는 손님들이 적잖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집단감염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지원관리단 부단장은 "밀폐 공간인 열차 내에서 많은 이용객들이 장시간 이동하는 것 자체가 집단감염 위험요인"이라며 "밀집도 감소를 위해 창측만 발매하는 등 거리두기 조치가 별도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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