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를 위한 교육 Q&S] 내신 성적 포기하고 '정시 파이터' 되겠다는 우리 아이, 어떻게 조언해야 하나요  

아이가 어떤 이유에서 그런 선택하게 됐는지 듣는 게 우선
유비무환의 태도로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 둘 다 염두에 둘 필요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열린 지난해 10월 1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동문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열린 지난해 10월 1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동문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Q1.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아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1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내신 성적 관리를 포기하고 정시 모집에 대비해 수능 공부만 하겠다고 합니다. 혹시 우리 아이만 이런 것인지,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지 걱정입니다. 학부모로서 어떤 조언을 해주어야 할까요?

S1. 아이가 어떤 이유에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 파악해야

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수업 시간이나 정기고사 대비 기간에 학교 교육과정과는 다르게 본인의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소위 '정시 파이터(정시 모집에 모든 것을 걸고 공부하는 학생)'라고 불리는 아이들입니다. 이런 유형의 자녀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녀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들은 다양한 이유로 내신 성적 관리를 포기하게 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치른 정기고사 성적이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이나 학과의 수시 모집 성적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학생들은 이미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에 수시 모집으로 지원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정시 모집에 대비한 수능 공부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모의고사 성적이 내신 성적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수능을 치르고 정시 모집을 통해 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 그러한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 갑작스럽게 변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교우관계에 어려움이 생기는 등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결국 '학교 시험'을 포기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학생 중 일부는 자퇴 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취득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녀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이유에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를 파악한 후에야 그에 맞는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S2.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 양쪽 모두를 염두에 두고 공부를

정기고사 시험을 포기하고 수능 공부에 치중하겠다는 학생들의 주장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앞서 말한 이유 중 첫 번째나 두 번째의 이유로 정기고사 대비를 포기한 학생 가운데 많은 수의 학생들이 3학년이 된 후 자신이 한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고 수능에 대해 더 크게 부담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세 번째 경우 더 심각할 수 있는데, 자퇴한 후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을 느끼거나 학교에 재학 중일 때보다 학업에 더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급하게 선택하는 것보다는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 양쪽 모두를 염두에 두고 공부를 이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S3. 유비무환의 태도로 수시와 정시 모집을 모두 준비

부모님은 자녀의 선택에 대한 각각의 이유에 맞게 조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동안의 정기고사 성적이 낮았기 때문이라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성적이 향상되면 여전히 수시 모집을 통해 대학 진학이 가능하니 다음 정기고사를 대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자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시 모집 전형 중 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우에는 다양한 학교 교육활동을 통해 정기고사에서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음을 알려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3학년이 돼 원하는 만큼의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유비무환'의 태도로 수시와 정시 모집을 모두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몇 개의 선택 교과를 제외한 나머지 교과는 수능 공부와 학교 정기고사 공부의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정기고사 준비가 수능 준비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약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라면 어떤 부분에 어려움이 있는지 자녀와 진지한 대화와 상담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S4. 학교 생활에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하자

학교생활 기록부에는 내신 성적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정보가 담깁니다. 정기고사, 수행평가 등의 수치화된 평가 외에도 학생은 자율, 동아리, 진로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자기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교사는 이에 대한 특기사항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합니다.

학생들은 이러한 활동 과정 속에서 친구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배울 뿐만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었던 탐구나 예술 활동을 하며 학교생활의 활력을 얻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수능 시험 하나만을 향해 달리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보다 주어진 학교 활동에 최선을 다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고등학교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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