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촌치킨 성공신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치킨, '지나온 31년 다가올 31년'

정도경영, 가맹점과의 상생 원칙으로 기업 성장 이끌다

경북 구미 송정동의 교촌치킨 1호점 일러스트. 교촌에프앤비 제공
경북 구미 송정동의 교촌치킨 1호점 일러스트. 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치킨의 소스 및 원재료. (왼쪽부터 교촌 소스·국내산 통마늘·청양 홍고추·아카시아 벌꿀). 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치킨의 소스 및 원재료. (왼쪽부터 교촌 소스·국내산 통마늘·청양 홍고추·아카시아 벌꿀). 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치킨 BI(brand identity).
교촌치킨 BI(brand identity).

31년 전 경북 구미의 조그마한 가게에서 시작한 교촌치킨은 2014년 업계 1위로 올라선 후 지금까지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교촌은 정도경영과 가맹점과의 상생 원칙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최근 해외시장 진출 확대로 한국식 치킨 맛을 전 세계에 알리는 'K푸드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촌치킨의 지나온 31년과 다가올 31년을 살펴본다.

◆교촌치킨 지나온 31년

▷교촌치킨 1호점 탄생

교촌치킨은 1991년 3월 13일 구미 송정동의 33㎡ 남짓한 작은 통닭가게로 시작됐다. 창업주인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가족을 위해 노점상, 택시운전 등 숱한 직업을 전전하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교촌치킨의 첫 매장이었다. 당시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양분됐던 치킨 시장에 교촌은 간장치킨이란 새로운 장을 열었다. 권 창업주가 재래시장에서 맛 본 간장소스에 착안해 끈적거림이 덜하고 맛이 깔끔한 교촌 고유의 마늘간장소스를 개발했고, 이는 곧 교촌치킨의 대명사가 됐다.

또 교촌은 한 마리 개념이던 배달 치킨에 부분육 판매를 최초로 도입해 치킨 시장에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 부분육 시장 개척엔 권 창업주의 정도경영 철학이 바탕이 됐다.

1990년대 국내 닭고기 시장은 간혹 수급 불안정으로 공급량이 부족한 파동이 오곤 했다. 한번은 공급받던 1kg짜리 생닭이 부족해 500g짜리만 들어왔다. 이럴 때 보통 치킨집들은 500g 생닭에 파우더를 두껍게 묻히고 튀겨 마치 1kg짜리 한 마리인 것처럼 포장해 판매하곤 했다. 하지만 '정직이 최고의 상술이다'란 신조를 가진 권 창업주는 정직하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해 500g짜리 두 마리를 튀겨서 1kg 무게를 맞춰 판매했다. 그러다 보니 교촌통닭을 시키면 닭다리 4개, 닭날개 4개가 포함됐는데, 오히려 이것으로 인해 품질 낮은 닭을 대충 손질해 튀긴다는 헛소문이 나돌았다. 권 창업주는 고민 끝에 다리와 날개 2개씩은 따로 빼내 냉장고에 보관했다. 이내 헛소문은 사라졌고, 냉장고에 남은 다리와 날개는 지인들이 가게를 찾아올 때 따로 튀겨 대접하곤 했다. 지인들 반응이 굉장히 좋아 권 창업주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부위별 판매를 시작했다. 부분육 판매는 빅히트를 쳤고, 교촌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교촌은 여전히 '정도경영'을 기업철학으로 삼고 있다. 여기엔 '정직이 최고의 상술'이란 권 창업주의 신조가 녹아 있다.

▷정도경영으로 만든 상생문화, 성장을 이끌다

대구경북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교촌은 2000년대 들어 수도권에 진출한 뒤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며 전국 브랜드로 도약했다. 2001년 280곳이던 매장 수는 2002년 500곳, 2003년 1천곳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교촌은 창업 대기자가 늘 300명이 넘는다. 하지만 교촌은 새로운 계약을 하지 않는다. 위기 속에서 매장을 늘리기보다 기존 가맹점주의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생 전략은 가맹점과 본사의 동반성장으로 이어졌다. 현재 교촌치킨의 가맹점 수는 1천300여 곳으로 2003년 이후 30% 정도 증가한 반면 매출은 2003년 811억원에서 2020년 4천476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가맹점당 매출도 평균 7억4천만원으로 업계 중 가장 높다. 가맹점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촌의 상생문화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한 소스, 명품치킨을 만들다

교촌의 성장 배경에는 차별화된 메뉴 경쟁력이 첫 손에 꼽힌다. 간장·레드·허니 시리즈 등 세 가지 시그니처 메뉴는 오늘날 교촌을 만든 일등공신이다. 메뉴의 공통된 특징은 좋은 원료를 사용한 소스로 맛을 낸다는 것에 있다. '간장시리즈'는 국내산 통마늘과 발효간장으로 만든 소스로 맛을 낸다. 특유의 짭조름한 맛은 창업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고객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004년 출시된 매운맛 '레드시리즈'는 마니아층이 굳건한 제품이다. 마니아들 사이에선 '맛있게 매운 맛'이란 평가를 받는다. 인공 캡사이신을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청양 홍고추 착즙 및 농축을 거쳐 만든 레드소스 고유의 풍미가 맛의 비결이다. 청양 홍고추는 밀양, 예천 등 명산지에서 생산된 것으로 2020년 소비된 청양 홍고추가 1천265t에 달한다. '허니시리즈'는 국내산 아카시아 벌꿀을 사용한 소스로 고객들에게 단짠(단맛+짠맛)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2010년 출시 후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 현재 단일 메뉴로는 판매량이 가장 높다. 2020년 한해 1천500만개 이상이 팔렸다.

▷품질을 유지하는 까다로운 관리시스템

교촌의 남다른 품질에는 까다로운 관리시스템이 자리한다. 튀김유 관리는 일반적으로 산가 측정을 통해 진행되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튀김·치킨 등 식용유지 가공품의 산가 기준을 3.0 이하로 둔다. 산가는 낮은 수치일수록 신선한 기름이다. 교촌은 식약처 산가 기준보다 더 낮은 2.0 이하로 튀김유를 관리한다. 이를 튀김유 한 통에 튀길 수 있는 치킨 마리 수로 환산하면 45~50마리에 불과하다. 교촌은 가맹점 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2019년 오산의 본사 인근에 교육R&D센터를 건립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제공한다. 최근 코로나19로 대면 교육이 어려워짐에 따라 교육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가맹점주·직원들이 언제든지 필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교촌치킨 다가올 31년

▷업계 최초로 코스피 상장

교촌은 2020년 11월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직상장하며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 더불어 신성장 동력 확보, 해외시장 공략, 가맹사업 확장 및 상권 맞춤형 매장 개발 등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수제맥주·가정간편식(HMR) 등 신성장 사업 박차

지난해 5월 주류 수입 유통사인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 부문 '문베어브루잉'을 인수, 8월부터 강원도 고성의 수제맥주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10월엔 밀맥주 '치맥'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교촌은 교촌치킨+교촌맥주 콜라보를 통해 수제맥주 사업을 전국 가맹점 1천300여 곳과 본사가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유통 채널 확장, 메뉴 개발 등으로 HMR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등 해외시장 진출 강화

교촌은 현재 미국·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아랍에미리트 등 6개국에 매장 65곳을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 글로벌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중동·아프리카 9개국 진출을 위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후 진출한 두바이 1·2호점은 대박이 나 다른 중동 국가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물류센터 증설·특수 매장 오픈·로봇기술 도입

교촌은 늘어나는 치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동부(칠곡)·서부(광주) 물류센터에 이어 지난해 4월과 8월 수도권물류센터(평택), 남부물류센터(김해)를 각각 증설하며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마련했다. 또 포항, 아산, 고성 등의 리조트·해수욕장 인근 특수 상권에 새로운 콘셉트의 '투고(To-go)' 매장을 선보이며 가맹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로봇 제조업체 ㈜뉴로메카와 협약을 맺고 협동 로봇 도입에 착수했다. 교촌치킨 레시피에 맞는 전용 로봇을 개발, 튀김 전 과정을 로봇이 진행할 계획이다.

▷판교 신사옥 건립, 글로벌 종합식품외식기업 성장 발판 마련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해 오산의 본사를 판교 제2테크노밸리로 이전하기로 결정, 지난해 9월 기공식을 했다. 판교 신사옥은 연면적 1만4천11㎡, 지하 4층·지상 11층 규모로 내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교촌은 글로벌 종합식품외식기업으로의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정도경영, 상생경영, 최고의 품질 등 교촌만의 경영 원칙을 고수하며 기업 가치를 꾸준히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주) 소진세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해 8월 강원도 고성군의 수제맥주 공장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주) 소진세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해 8월 강원도 고성군의 수제맥주 공장 '문베어브루잉' 개장식을 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지난해 성공적으로 오픈한 교촌치킨 두바이 1호점
지난해 성공적으로 오픈한 교촌치킨 두바이 1호점 '데이라 시티센터점' 전경. 교촌에프앤비 제공

지난해 9월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서 열린 교촌에프앤비(주) 판교 신사옥 기공식에서 소진세 회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지난해 9월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서 열린 교촌에프앤비(주) 판교 신사옥 기공식에서 소진세 회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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