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사람]‘안동의 미소와 소리’ 권오준 작가 개인전 열어

안동문화예술의전당 5갤러리
15~20일까지
목공예와 소리가 접목된 작품들

15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5갤러리에서 권오준 작가를 만났다. 그는 이번에 목공예에 소리를 접목한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사진은 촬영을 위해 일시적으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다. 전종훈 기자
15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5갤러리에서 권오준 작가를 만났다. 그는 이번에 목공예에 소리를 접목한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사진은 촬영을 위해 일시적으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다. 전종훈 기자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15일 오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5갤러리에서 권오준 작가를 만났다. 평소 목공예를 하던 권 작가가 목공예에 소리를 접목한 작품을 전시한다고 해서 지역 미술계의 관심이 높았다.

권 작가는 그동안 제49회 경상북도 공예품 대전 입선과 제51회 동 대전 장려상, 제51회 대한민국 공예대전 입선, 제52회 경상북도 산업디자인 전람회 금상, 독도 기념품 디자인 공모전 입선 등을 통해 지역에서는 꽤 이름나 있다.

권오준 작가가 만든 공예작품. 전종훈 기자
권오준 작가가 만든 공예작품. 전종훈 기자

이날 5갤러리에 들어서자 잔잔한 클래식이 전시회장에 울려 퍼졌다. 자세히 귀를 기울이니 입구에 설치된 스피커가 아니라 권 작가의 작품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권 작가는 "나무를 깎아 휴대전화 거치대를 만들고 거기에 홈을 파서 여러 가지 악기나 소품을 이용해 스피커를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권오준 작가가 만든 공예작품
권오준 작가가 만든 공예작품

그가 사용한 나무도 다양하지만 나무와 연결돼 소리를 모아 내는 재료도 다양했다. 트럼펫, 트럼폰 등 관악기부터 나팔, 대형 소라껍데기, 포도주병 등 다양한 소재가 이색적이었다.

그는 2020년 코로나 19가 시작되고 사람들 간의 단절이 시작되면서 개개인의 마음마저 삭막해질까 봐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혼자 있을 때도 편안히 즐거운 소리를 들으며 심신의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을 고안한 것이다. 심리치료의 하나인 심상유도음악(Guided Imagery and Music)에 모티브를 얻어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공예와 접목해 듣게 되면 마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의 작품 어디에나 '미소'라는 문양이 있다. 사람의 웃는 모양을 단순화한 것인데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모든 사람이 밝고 웃는 날이 많았으면 한다는 바램에서 이 문양을 새긴다고 한다.

권오준 작가가 임청각 복원을 위해 뜯어낸 철길로 만든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권오준 작가가 임청각 복원을 위해 뜯어낸 철길로 만든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이곳에는 의미가 남다른 작품도 있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 '임청각' 복원을 위해 일제강점기때 놓였던 철길이 제거됐는데 이 폐철길을 가져와 권 작가는 '미소' 문양을 만든 것이다.

권 작가는 "아픈 역사가 늦게나마 복원되고 그 역사적 산물이 미소라는 공예품으로 재탄생돼 보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해석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철길이 뜯기던 날 내 표정도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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