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마른 겨울, 비 없는 봄…대구경북 산불 겁난다

꺼졌다가 다시 붙기 반복…열흘간 강수 예보 없어 위험 커져
최근 3년간 대구 산불 61% 봄철 발생…"올해 더욱 주의해야"

지난 28일 오후 2시 27분쯤 경남 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 야산으로 옮겨 붙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난 28일 오후 2시 27분쯤 경남 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 야산으로 옮겨 붙고 있다. 매일신문 DB

역대급 겨울 가뭄이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불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메마른 강수와 건조한 날씨 탓에 대구경북 곳곳에서 산불이 꺼졌다가 다시 붙기를 반복하고 있다.

기상청은 2일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최근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는 대기 상태가 매우 건조해 '건조 주의보' 또는 '건조 경보' 발효가 잇따르고 있다. 건조주의보는 이틀 이상 목재 등의 건조도가 35%, 경보는 25%를 밑돌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비나 눈이 내릴 확률도 현저히 떨어졌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대구경북은 10일 동안 대체로 강수 소식이 없고, 있더라도 강수 확률은 30% 안팎이다.

앞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산불 41건 가운데 25건(61%)이 3~5월 봄철에 집중됐다. 올해는 역대급 겨울 가뭄까지 겹쳐 산불 방생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강수로 습도가 높아져야 건조함이 해소되는데 당분간은 대기가 건조하겠다. 작은 불씨가 산불과 같은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건조한 날씨 탓에 가까스로 잡은 산불 재발화 우려도 여전하다.

2일 오후 2시 산림청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시작돼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대구 가창 산불의 주불이 잡혔다.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이날 산불진화대원 459명과 헬기 14대를 투입했다. 이 불로 임야 11ha(11만㎡)가 훼손된 것으로 추정했다.

주불은 잡혔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가창 산불은 이미 두 차례나 재발화했다. 산림과 소방당국은 주암산의 가파른 경사에 놓인 낙엽과 암석 밑 작은 불씨가 바람을 타고 재발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일몰 전까지는 헬기를 동원해 잔불 있는지를 파악하고, 어두워지면 열화상 드론을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남 합천군 율곡면에서 시작해 경북 고령군 쌍림면까지 넘어간 산불도 재발화를 거듭했다. 1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최초 발생 이후 27시간 34분 만에 주불 진화가 마무리됐다.

발화 초기 건조한 날씨로 진화에 애를 먹은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여전히 재발화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관할 기관뿐만 아니라 인접 기관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진화하는 '산불 3단계'를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