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웨딩 종, 19세기 초반 독일에서 만든 부엉이 모양의 셀룰로이드 탁상 종, 격추된 독일 항공기로 만든 승리의 종 등 매일신문 '이재태의 세상 속의 종소리'에 소개된 많은 종(鐘)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매일신문 연재를 통해 자신이 수집한 많은 종들을 소개한 이재태 교수(경북대 의대)가 수집해 온 종 500여 점을 전시한 '삶에 깃든 종'(Bells in our lives) 전시회가 다음 달 2일까지 경북대학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이 전시회에서 자신이 30년 이상 모아온 여러 가지 종들을 공개했다.
이 교수가 종을 모으게 된 계기는 실로 우연이었다. 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할 때 살던 집 근처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우리나라 도자기 제품이 바로 종이었던 것. 이것이 인연이 돼 이 교수는 국내외를 두루 다니며 하나 둘씩 크고 작은 종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이후에 해외의 종 수집 모임까지 가 보기도 했는데, 그때 사람들이 종에 얽힌 역사와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이런 만남들이 기폭제가 돼서 현재까지 약 1만여 개의 종을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재질, 용도, 역사적 의미에 따라 분류된 다양한 종들이 소개돼 있다. 특히 살바도르 달리가 만든 종, 프랑스 나폴레옹 황제의 부인 조세핀을 모델로 만든 종, 옛 경북대병원 건물에 설치됐었던 화재 비상벨 등의 종들이 눈길을 끈다.
이 교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종을 단순히 소리로 알리는 도구를 넘어 장식문화, 생활문화로서 삶에 녹아있는 모습을 느끼길 희망한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종은 절과 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이기에 일상 속 소통의 도구로서는 생소할 수 있다"며 "하지만 종 하나하나에 많은 이야기와 역사가 담겨 있는 만큼, 종이 주는 소통의 메시지를 함께 느껴봤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 교수는 "지역민들이 이번 전시회에 소개된 종들을 보며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잠시 휴식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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