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뒷심에도 불구하고 근소한 차이로 석패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향후 대장동 프레임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권토중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10일 오전 4시쯤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을 선언하며 "모든 것은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니다.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본 투표 당일인 9일 오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 하루가 남았다. 초박빙이라고 한다. 수천 표, 수백 표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오늘 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사드리겠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개표 결과 이 후보가 예상한 초박빙 승부는 현실로 드러났고, 윤석열 당선인에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당내 아웃사이더였던 이 후보가 대권 본선 첫 도전에서 진보 진영의 총결집을 이끌어냈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라는 평가다. 정치적 고향인 경기와 인천에서 신승을 거뒀고, 민주당 '텃밭' 호남에서는 사실상 몰표에 가까운 득표를 기록했다. 이에 분전역투로 당내 영향력을 유지한 이 후보가 향후 당 대표 출마 등으로 정치적 체급을 유지한 다음 대권 삼수를 노릴 여지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권토중래의 관건은 대장동 의혹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본격 착수, 혐의가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후보의 정치생명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선거 컨설팅업체 엘엔피파트너스의 이주엽 대표는 "이 후보는 본인과 배우자의 각종 논란에도 선거운동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예상을 뛰어넘는 득표를 얻는 데 성공했다"며 "대장동 프레임을 무사히 탈출한다면 권토중래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상 첫 대구경북(TK) 출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영·호남 간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 후보는 고향인 경북 안동에 육군사관학교 이전과 같은 파격적인 공약으로 고향 표심 구애에 적극적이었지만 역대 대선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득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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