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평가를 만든 한 요소인 '이대녀(20대 여성 내지는 2030女)' 표심을 몰아준 한 축으로 언급되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공동 비대위원장으로 발탁돼 화제다.
▶지난 대선에서 '이대남(20대 남성 내지는 2030男)' 표심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몰아준 것으로 언급되는 이준석 당 대표와 겨룰 '맞수' 역할을 부여 받았다는 평가다.
윤석열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여성가족부(여가부) 존폐 문제를 비롯해 여소야대 정국 속 각종 이슈와 향후 지방선거 등에서 잇따를 양당 간 승부를 염두에 뒀다는 것.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은 1996년생으로 올해 나이 27세, 이준석 대표는 1985년생으로 올해 나이 38세이다. 대선 후 새롭게 재편될 여야(국민의힘은 야에서 여로, 더불어민주당은 여에서 야로)를 대표하는 인물이 모두 2030세대로 구성됐고, 이들은 각각 이대녀와 이대남에 호소하는 언급과 정책을 잇따라 내놨으며 또한 앞으로도 지속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긍정적으로 보면 그간 기성 정치권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청년 세대의 여론을 각종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움직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대선 때 촉발돼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 '성별 갈라치기'를 대선 이후에도 '시즌2' 격으로 지속하며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을 한달여 앞둔 지난 1월말 뒤늦게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은 2019년 'N번방' 사건을 처음으로 공론화시킨 '추적단불꽃' 출신 젠더 폭력 전문가이다. 한림대 재학 중 성폭력 영상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 직접 들어가 실태를 조사, 이를 2019년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에 이어 2020년 언론을 통해 공론화시키는 데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기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대응 추진단'에서도 활동했고, 이게 대선 주자가 된 이재명 후보와의 인연으로 계속 이어졌다. 참고로 같은 이슈의 공론화에 힘썼던 이수정 교수는 윤석열 후보와 인연을 맺어 대비된다.
그는 대선 때는 선대위 산하 분과(여성위) 구성원이었지만, 이번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체제에서는 실무를 주로 맡을 윤호중 비대위원장(원내대표)과 공동 수장을 맡아 체급을 높인 맥락이다.
더 나아가 만약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재명 비대위원장 차출론'이 현실화할 경우, 이재명·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 체제도 가능성이 있다. 비록 패배했지만 불과 0.73%p(포인트) 열세였던 지지도를 향후 정국에도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는 전략이 가능한 셈.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후보의 대선 패배 직후이자 오늘 공동 비대위원장에 발탁되기 전에 이준석 대표를 저격하면서 일찌감치 대결 구도를 만든 바 있다.
그는 대선 다음날이었던 지난 10일 KBS 라디오에 출연, "이준석 대표의 여성 혐오 정치 전략, 세대 포위론은 완전히 실패했다"면서 "이준석 대표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정치권에서 떠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한 대선 때 확인된 이대녀의 지지를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체제에 그대로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인선이 발표된 직후인 오늘(13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2030 세대와 여성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 이것은 시대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을 통해 2030과 여성, 그중에서도 2030 여성들이 민주당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목격했다. 이번 지방선거도 2030과 여성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대녀의 지선 표심 모으기에 주력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목표하는 계획은 민주당 내 권력형 성범죄, 2차 가해, 성희롱 등 성범죄·성 비위와 관련된 경우 무관용 원칙을 세우려고 한다"며 이번 지선 공천 방침을 가리키는듯 "성 비위와 관련해서는 공천권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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