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회동 논의가 당분간 냉각기를 거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측이 회동 지연으로 가시 돋힌 말을 내뱉으면서 도무지 실무협의를 매듭지을 분위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문제를 조율 중인 양측 실무담당자인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25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표류와 관련해 "(이 수석과 장 실장이) 20대 국회 때 법사위에서 서로 뒹굴던 사이가 만나다 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서 서로 아픈 데 건드리고, 개인적인 감정까지 소환해서 하는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며 "실무 담당자를 하나씩 더 끼워서 하든가 차라리 핫라인 담당자를 바꾸든가 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양측의) 신뢰 관계가 무너지지 않았나. 그게 무너지니 상호 존중이라든가 더 나아가 역지사지하는 것까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20일이 다 돼 가는데 서로 으르렁대고 이제 화까지 내는 상황이다 보니 대통령께서 화가 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향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회동 문제에 대해)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한편으로 이른바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윤 당선인 역시 한국은행 총재를 지명하고, 임기 4년의 감사위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까지 임명하려는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 조치 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각을 세웠다.
이 때문에 정치권 관계자는 "권력 이양기에 신구 권력 신경전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직접 참전한 상황"이라면서 "이렇게 된 이상 회동을 조율하기 위한 실무라인 가동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한 만큼 윤 당선인이 직접 판단하고 결정하는 걸 기다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회동 성사 여부는 안갯속"이라고 했다.
만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27일까지 만나지 못하면 신·구 권력 회동 지연 기간으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까지는 1992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김영삼 당시 당선인이 대선 후 18일 만에 만난 것이 가장 늦은 대면이었다. 27일에 만남이 성사되면 이 기록과 동율이다.
그러나 27일까지 회동은 어려울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최근 청와대 측에서 "(윤 당선인 측이) 자꾸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 (그동안 협의 내용을) 다 공개할 것"이라고 쏘아붙이고, 윤 당선인 측은 "뭘 공개하는지 모르겠지만, 공개 하십시오"라고 응수하는 등 양측이 감정 싸움을 벌였다. 이후 이 수석과 장 실장을 채널로 하는 실무협의도 멈춘 걸로 전해졌다.
결국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논의를 시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주말을 지나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갈등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더 악화할 경우 양측 모두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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