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늘 저녁 청와대에서 회동하기로 했다.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이 대선 이후 대부분 열흘 안에 이뤄졌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은 19일 만에 이뤄지게 됐다. 신·구 권력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아 국민 우려가 증폭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회동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지난 16일 예정됐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이 무산된 적이 있던 만큼 이번 회동이 실현될지 일말의 불안감이 잔존한다. 이번 회동마저 어그러져 또다시 국민을 실망시키고, 당혹스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고 먼저 회동 제안을 했고, 이에 윤 당선인이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응해 만남이 정해진 만큼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나 국민 걱정을 해소해야 한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니아 사태 등 나라가 내우외환에 처해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인사 등을 두고 다투는 것은 국가 지도자로서 나라와 국민에 대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회동이 늦어진 데 대해 두 사람이 반성하는 마음을 갖고, 갈등이 촉발된 사안들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로 갈등을 풀고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에 대한 국민의 명령은 두 사람이 만나 통합과 협치의 토대를 다지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회 의석이 172석에 달하는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한다. 통합과 협치가 없으면 향후 5년 내내 윤 정부와 야당은 격렬하게 충돌할 수밖에 없다. 국민이 두 사람의 회동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 도발, 부동산 등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서로 대화하고 공유할 국정 현안이 산더미다. 대선에서 드러난 대립을 넘어 통합으로 가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통합과 협치의 정신을 보여줘 국민을 안심시키기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차문 닫다 운전석 총기 격발 정황"... 해병대 사망 사고 원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