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위성도시로 최근 인구가 늘고 있는 경북 경산은 현직 최영조 시장이 3선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면서 '무주공산' 된 지역이다.
강력한 현역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무려 14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하는 등 전국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최대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 이번 지방선거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이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했는데, 경산은 과거 친박 실세였던 최경환 전 국회의원의 지역구였던 만큼 유권자들의 보수 성향도 강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총 14명이 경합하는 치열한 공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지역구 윤두현 의원의 의중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출마를 저울질하는 인사는 있지만 현재까지 예비후보로 등록한 경우는 없다. 대선 패배로 지역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선뜻 출마자가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의정 경험을 앞세운 경북도의원 출신들이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세혁 전 경북도의원은 최경환 전 국회의원 보좌관과 재선 도의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이해도가 풍부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대구 도시철도 1·2호선 연장을 위한 트램 설치와 중산지구 복합문화센터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현일 전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은 장기간 경산시장을 목표로 지지기반을 다져왔으며, 지역 내 친화력이 강하다는 점을 앞세웠다. 재선 경북도의원으로 교육위원장을 지낸 만큼 대학·교육도시 경산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상조 전 경북도의회 부의장은 3선 도의원 출신으로, 지난 2012년 경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차점 낙선한 뒤 10년 동안 준비해 왔다. 황 전 부의장은 첨단산업도시 육성과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등을 공약했다.
지역 기초의원 출신들도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유일한 여성 출마자인 이성희 경산시의원은 "가족을 생각하는 든든함을 갖춘 엄마이자 지방의원 출신이다. 섬세한 리더십으로 다가가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천수 전 경산시의회 의장은 소아마비 장애를 딛고 건축사로 자리잡았으며, 지방의회 의장까지 지냈다는 스토리를 앞세워 남천IC 개설 등 10대 공약을 들고 도전했다.
허개열 전 경산시의회 의장은 "경산은 확실히 미래를 준비할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 미래를 보는 안목과 결정을 내리는 강단이 있는 제가 적임자"라며 도전 의지를 다졌다.
행정 분야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의 출마도 두드러진다.
김성준 전 청와대 행정관은 '나에게 힘이 되는 시장'을 슬로건으로 재난안전지원센터 설립과 질병관리 거점병원 유치 등을 공약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여의도 정치권에도 발이 넓어 중앙 인맥을 활용한 경산 발전에 용이한 인물이란 점을 강조한다.
송경창 전 경산시 부시장은 행정고시(36회) 출신으로 28년간 경북도청에서 기획·경제·과학기술·문화체육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멀티 플레이어'라는 인물론과 경산을 다섯 손가락 혁신성장 전략으로 발전시킨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안국중 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은 행시(38회) 출신 광역시 단위 행정 경험이 있다는 점을 앞세운다. 임당역세권 랜드마크와 미래테마파크 조성 등을 공약으로 표밭을 다지고 있다.
교육과 시민사회단체 활동 경력을 내세운 이들도 출마했다.
류인학 수성대 강사는 참신하고 젊은 정치신인으로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출마했다. 경산시청 진량읍 이전 등을 공약했다.
유윤선 전 대경대 부총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캠퍼스가 곧 현장이 되는 'CO-OP' 교육을 정착시키는 등 관련 분야 행정에 능통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재선 경북도의원 출신인 정재학 대구도시철도3호선 경산연장 공동추진위원장은 직함에 걸맞게 3호선 경산 연장과 1·2호선 진량·하양 순환연결 등 교통 분야에서 공약을 내세우며 출마했다.
김일부 경산시민포럼 대표는 "일본 유학과 NHK 한국지국 외신기자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도시 경산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출마 일성을 밝혔다.
허수영 국민의힘 경북도당 부위원장은 기업 경영자 출신이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잡고 "도시개발 공간 전문가로서 경산시가 어떻게 변화해야 더 행복한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찬진 전 경산시 행정지원국장과 전상헌 경산지역위원장이 자천타천 물망에 오른다. 두 명 모두 실제 출마 가능성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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