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교익 "젊은 그대들, 왜 조국에 분노했는가…스스로 질문 던져보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연합뉴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연합뉴스

친여 성향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18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자녀 특혜 의혹과 관련 "젊은 여러분이 진정으로 분노해야 하는 대상은 조국도 정호영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황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에 법적 사회적 정치적 린치를 가하면서 대중으로부터 분노를 유발시키고 이를 이용해 권력을 쥔 자들에게 분노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국에 분노했던 젊은 그대들에게 묻는다"면서 "그대들은 진정으로 이 대한민국이 공정하고 정의롭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국에 분노했는가. 기득권자 조국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식에게 권력을 대물림한 것에 분노했다면, 조국처럼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식에게 권력을 대물림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기득권자 정호영에게도 분노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젊은 그대들의 가슴에서 정호영에 대한 분노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가 보다. 조국 때에는 젊은 그대들에 의해 들불처럼 일었던 '공정과 정의의 촛불'이 그 어디에서도 밝혀질 기미가 없다"면서 "젊은 그대들에게 제의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자. '내가 왜 조국에 분노했던걸까?'"라고 했다.

황씨는 정치권이 대중의 분노를 악용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나치는 소수였다. 나치 일당의 힘만으로 유럽 사회 전체를 망가뜨린 것이 아니다"라면서 "나치가 벌인 차별과 공포의 법적 사회적 정치적 린치에 동의하고 방관한 대중이 나치에게 무한 권력을 용인했고, 나치에 복종한 대중의 힘으로 학살과 전쟁의 망나니 짓을 벌인다"고 했다.

이어 "나치 같은 비열한 권력자의 대중 조작 행위가 젊은 그대들에게는 아무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란 착각은 하지 마라"면서 "그들의 권력은 차별과 공포로 유지되기 때문에 언제든 그대들도 법적·사회적·정치적 린치를 당할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황씨는 "한때 히틀러 지지자였다가 반성을 하고 반나치 운동을 벌였던 마르틴 니묄러의 시를 젊은 그대들에게 바친다"라면서 니묄러 목사의 시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를 인용하면서 글을 맺었다.

다음은 황씨의 페이스북 글 전문.

조국에 분노했던 젊은 그대들에게 묻습니다.

그대들은 진정으로 이 대한민국이 공정하고 정의롭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국에 분노했나요. 기득권자 조국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식에게 권력을 대물림한 것에 분노하였다면, 조국처럼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식에게 권력을 대물림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기득권자 정호영에게도 분노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젊은 그대들의 가슴에서 정호영에 대한 분노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가 봅니다. 조국 때에는 젊은 그대들에 의해 들불처럼 일었던 '공정과 정의의 촛불'이 그 어디에서도 밝혀질 기미가 없습니다. 젊은 그대들에게 제의합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이 질문을 던져봅시다. "내가 왜 조국에 분노했던걸까?"

나치는 소수였습니다. 나치 일당의 힘만으로 유럽 사회 전체를 망가뜨린 것이 아닙니다. 나치가 벌인 차별과 공포의 법적 사회적 정치적 린치에 동의하고 방관한 대중이 나치에게 무한 권력을 용인했고, 나치에 복종한 대중의 힘으로 학살과 전쟁의 망나니 짓을 벌입니다.

젊은 여러분이 진정으로 분노해야 하는 대상은 조국도 정호영도 아닙니다. 조국에 법적 사회적 정치적 린치를 가하면서 대중으로부터 분노를 유발시키고 이를 이용해 권력을 쥔 자들에게 분노해야 합니다.

나치 같은 비열한 권력자의 대중 조작 행위가 젊은 그대들에게는 아무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란 착각은 하지 마세요. 그들의 권력은 차별과 공포로 유지되기 때문에 언제든 그대들도 법적 사회적 정치적 린치를 당할 수가 있습니다.

한때 히틀러 지지자였다가 반성을 하고 반나치 운동을 벌였던 마르틴 니묄러의 시를 젊은 그대들에게 바칩니다.

<나치가 그들을 처음 덮쳤을 때>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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