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2020년 대장동 개발사업의 예상 이익을 이른바 '50억 클럽' 인사들에게 얼마나 분배할 지 논의한 대화 녹취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6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 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의 공판에서 정 회계사가 녹음한 파일을 재생했다.
검찰은 파일을 재생하면서 "(김만배 씨가) 곽상도와 권순일, 박영수 등 소위 '50억 그룹'으로 알려진 사람을 포함해 대장동 사업 조력자에게 지급할 액수, 조달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중간점검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녹취에서 김 씨는 정 회계사와 '누구에게 50억', '누구에게는 20억' 등 수익 배분을 계획하며 "총 320이지? 320억이면 나눠 가지면 되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계산이 맞는지 확인하는 듯 "그럼 (총액이) 뭐가 되지? (종이에) 써서"라며 분양 이익금과 나눠줄 액수를 맞춰 봤다.
김 씨는 "50개 나갈 사람을 세 줄게"라며 "박영수(전 특검), 곽상도(전 국회의원), 김수남(전 검찰총장), 홍선근(머니투데이 그룹 회장), 권순일(전 대법관) 14억, 강한구(성남시의회 의원) 3억"이라고 말한다.
녹취 속 정 회계사는 "50, 50, 100, 200, 300"이라며 돌아갈 분배액을 더해 계산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특정인의 이름과 액수, 숫자 덧셈 등이 대화 내내 이어졌다.
김 씨 등이 대장동 개발을 추진하며 정치인과 법조인 등 유력 인사들에게 로비하던 정황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재판부는 지난 2일부터 법정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의 '스모킹 건'(결정적인 증거)으로 지목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 파일을 재생하고 있다.
김 씨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이른바 '50억 클럽'에는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의 이름이 거론돼왔다.
이들 가운데 곽상도 전 의원은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박 전 특별검사와 권 전 대법관 등 다른 인물들은 아직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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