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이재명 출전에…'대선 시즌2' 판커진 수도권 보선

분당갑 안철수·계양을 이재명, 차기 대선 유력 두 주자 6·1 보궐선거 출마…정국 요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월 10일 오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자, 선거상황실을 방문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 왼쪽)/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다음달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수도권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지역구는 비록 다르지만 수도권 보궐선거에서의 두 사람 움직임은 이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두 사람의 대결은 지난 대선의 여야간 연장전이자, 차기 대선 전초전으로서의 성격까지 담아내면서 초미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인수위원회 활동이 마감된 6일,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그는 이날 출마 지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 안팎의 여론을 받아들여 분당갑 재보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도 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분당갑 출마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분당갑뿐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경기도에 어떤 인연과 연고가 있느냐'는 질문엔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위치한 안랩 본사를 거론, 다른 지역이 아닌 분당갑 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읽혔다.

그는 "저는 분당갑에서 가장 먼저 사옥을 지은 것이 안랩"이라며 "처음에 안랩 경영자로 있을 때 판교의 여러 가지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장 먼저 이곳에 사옥을 지었다. 허허벌판에 안랩 사옥이 있었는데 지금 굉장히 크게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됐다. 제가 거기에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오른쪽)과 박찬대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전 지사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자로 공천하기로 의결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리가 빈 지역구다.

고 수석대변인은 "최근 지도부가 이 전 지사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직접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에 대해 이 전 지사도 동의했다"며 "계양을에 출마하는 동시에 선대위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지사는 지난 3·9 대선에서 패배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정치 일선으로 복귀한다. 일반적으로 대선 패장은 일정 기간 물밑 활동의 시간을 갖는 정치권의 오랜 관행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이른 복귀다.

이 전 지사는 대선 패배 이후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며 향후 정치 스케줄에 대해 침묵을 지켜 왔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열리는 6·1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 판세가 불리하게 흘러가자 이 전 지사가 다시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차출론'이 점차 커졌다.

"연고가 없는 인천은 등판 명분이 없다" "잇따른 검찰·경찰 수사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노린 '방탄조끼용' 출마"라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이 전 지사는 출마결심을 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과 이 지사 모두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원내에 입성, 당권 획득을 통해 차기 대권 정지작업을 조기에 시작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면서 등판을 서두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