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면서 TV 토론회를 둘러싼 후보자 간 전선이 형성됐다. '1강'으로 꼽히는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가 토론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서재헌 더불어민주당·한민정 정의당·신원호 기본소득당 후보가 일제히 공격에 나서면서다.
포문은 한민정 후보가 먼저 열었다.
한 후보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26년 정치 인생에 토론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토론이 겁나면 지금 사퇴하라'는 등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 홍 후보 발언을 언급하며 '내로남불' 프레임을 걸었다.
한 후보는 "혼자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으면 검증받지 않아도 되느냐. 직접 한 말도 기억 못 하는 게 아니라면 대구시장 정도는 정책 선거가 필요 없다는 얘기냐"며 "'정치 버스킹'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지지자만 만나겠다는 것이다. 날카로운 정책 검증도 없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자리가 무슨 소통의 공간이냐"고 맹비난했다.
기본소득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용혜인 국회의원도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 후보 부동의로 신원호 후보가 시장 선거 토론회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며 공세에 나섰다.
그는 "대놓고 자격이 안 되는 후보라 함께 토론할 수 없다고 말하는 홍 후보의 야만스러움에 기가 찰 뿐"이라며 "성폭행 모의를 자서전에 써놓은 분이 토론 자격을 운운하느냐. 같잖은 일"이라고 직격했다.
공직선거법 상 지지율 5% 이하이거나 원내 의석 수가 5석 이하인 정당의 광역단체장 후보는 법정 TV 토론 초청 대상이 아니다. 다만 다른 후보가 만장일치로 동의하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홍 후보 측은 신 후보 참여를 원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신 후보는 토론이 끝난 오전 1시부터 약 20분 간 사회자 대담을 통해 정견을 발표할 수밖에 없다.
서재헌 후보도 14일 "법정 토론회 한 번으로는 시민의 알 권리가 충족되지 않는다"며 경쟁 후보 측에 추가 TV토론을 요청했다.
반면 홍 후보 측에서는 추가 토론회에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해 향후 이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길어질 전망이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개소식과 기자회견 등 여러 기회를 통해 3대 구상과 비전, 현안에 대한 정견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굳이 합동 토론회에서 추가로 이 문제를 다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법정 토론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정치 버스킹으로 직접 시민과 쌍방향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 간 TV토론회를 사전투표일 바로 전날인 26일 오후 11시부터 대구 문화방송에서 생중계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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