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공식통화 지정 엘살바도르…나라 망할 판

엘살바도르 국기에 비트코인 이미지를 합성한 이미지.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디폴트 위기에 빠졌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14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는 2301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5300만달러(약 683억원)규모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이를 사들이는 데 쓴 비용이 약 1억300만달러임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손실인 셈이다.

이에 엘살바도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확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내년 1월까지 약 8억 달러 상당의 국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이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 수순을 밟게 된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법정화폐 채택 당시에도 거센 반발을 샀던 탓에 이번 비트코인 가치 급락 사태에 따라 지지율 역시 급하강할 것으로 보인다.

40세의 어린 나이로 지난 2019년 6월 취임한 부켈레 대통령은 취임 석 달만에 비트코인 법정 통화 채택을 밀어붙여 강한 반발을 샀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매년 4억달러(약 4748억원)를 송금 수수료로 갖다 바친다"며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이 같은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득에 나섰으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는 부켈레 퇴임을 요구하는 연일 대규모 시위가 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