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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아빠 이영학 옥중서신 "딸아 1년만 기다려…우리 복수해야지?"

이영학. 연합뉴스
이영학. 연합뉴스

희귀병을 앓는 딸을 돌보는 이른바 '딸바보' 이미지로 매스컴의 찬사를 받았으나, 딸의 친구를 집으로 유인해, 성추행 후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최근 딸에게 "복수하자"는 편지를 보낸 근황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채널A가 최근 방송한 '블랙: 악마를 보았다(블랙)'에 따르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영학은 딸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빠가 지금 '나는 살인범이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쓰고 있어", "1년 정도 기다려. 우리가 복수해야지"라고 적었다.

범죄분석전문가인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이영학은 부녀가 모두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진실성이 단 1%도 없는 최악의 범죄자"라며 "교화 가능성이 단 1%도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영학은 지난 2017년 중학교 2학년인 딸의 친구를 유인해 갖은 방법으로 성추행한 뒤 살인해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딸은 친구인 피해자를 집으로 유인했고, 아버지 이영학의 지시대로 친구에게 음료와 감기약으로 위장한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했다.

피해자가 잠들자 딸을 밖으로 내보낸 이영학은 끔찍한 성추행을 시작했고, 의식이 돌아온 피해자가 강력하게 저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는 당시 피해자의 시신을 강원도 영월에 유기했는데, 이를 은폐하고자 "죽은 아내가 그리워서 동해안에 간다"는 글을 올리는 한편, 딸과 찍은 사진을 올려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했다.

범행 발각 이후에도 이영학은 '자살충동'을 주장하며 "내가 죽으려고 영양제에다 약을 섞어서 놓았는데, 집에 놀러온 딸의 친구가 그걸 먹고 사망해서 어쩔 줄 모르다가 어쩔 수 없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주장했지만 부검결과 거짓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이영학은 지난 10여 년간 자신과 같은 희소병(거대백악종)을 앓는 딸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딸바보', '천사 아빠'로 주목을 받은 인물이었다. 부녀의 안타까운 사연은 전 국민의 마음을 울렸고, 이영학이 받은 후원금은 개인계좌로 받은 것만 12억8,0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정작 딸의 치료비로 쓴 금액은 706만 원에 불과했다. 거액의 후원금은 이영학 본인의 쌍꺼풀 수술, 성기 변형 수술, 전신 문신 시술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여중생을 유인, 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여중생을 유인, 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첫 공판을 위해 17일 오전 서울북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수사과정에서 이영학이 지속적으로 아내를 폭행했고, 1인 불법 마사지업소를 운영하며 아내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아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 생을 마감했다.

피해자의 실종을 수사하던 경찰이 결국 이영학 부녀를 검거하며 세간에 범행 일체가 드러나게 됐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이영학에게 무기징역을 최종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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