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인동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가게 앞 거주자우선주차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게 특성상 거리에서 내부가 보여야 손님들을 끌어모을 수 있지만 맞은편 거주자 차량에 가려 영업에 영향을 받고 있다.
주차권을 소유하고 있는 거주자 B씨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몇 년간 집 앞에 주차를 해왔는데, 갑자기 자리를 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두 사람은 각각 중구청에 주차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민원을 수차례 넣었다. 중구청 관계자는 "삼덕동과 동인동 거주자우선주차면이 이미 과포화 상태라 새로운 자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주택가 이면도로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거주자우선주차제'가 주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위치를 놓고 인근 주민들끼리 마찰을 빚거나 한정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의 거주자우선주차면수는 모두 2천169면이다. 동인동, 삼덕동, 대봉2동, 남산 2동, 성내 3동 등 중구가 1천287면(59.33%)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남구는 대명2동에 155면, 북구는 관음제1·2주차장 720면을 운영하고 있다.
중구 동인동, 삼덕동 일대는 최근 식당과 카페 같은 상업시설이 늘면서 주차면을 둘러싼 갈등이 증가했다. 해당 지역은 이미 골목 구석구석까지 주차선이 그어진 상태다.
중구청 관계자는 "올 초에도 좋은 자리를 두고 거주자 두 분이 경쟁하는 일이 있었다. 도로폭이 6m 규정에 미치지 못하는 데도 자기 집 앞에 선을 그어달라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며 "여유가 있으면 배정할 수 있지만 자리 찾기가 정말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남구와 북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주차 면적을 늘려 달라거나 추가해 달라는 민원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도로 여건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남구청 관계자는 "최근들어 불법 주차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오히려 주차면을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문제로 꼽히는 '주차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주차장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한 개인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주차난 해결을 위해 특별히 주차난이 심각한 곳을 주차개선지역구로 지정해 일방통행 도로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주자우선주차제=주택가 이면도로상에 주차구획선을 설치하고 주차비를 낸 인근 주민이나 상근자에게 배정하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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