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달구는 스포츠 스타] 삼성라이온즈 복덩이 '에이스' 뷰캐넌·'강타자' 피렐라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타자 잘 나가는 비결은
뷰캐넌 "철저한 자기관리…내가 잘해야 이긴다"
피렐라 "이길 수 있다면…몸 아끼지 않고 뛴다"

'대프리카'라는 별칭답게 올해도 대구는 뜨겁다. 하지만 지역 스포츠팬들에게는 무더운 날씨를 잊고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가는 외인 스포츠 선수들이 있다.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의 부동의 1선발로 우뚝 선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야구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강타자 호세 피렐라, 프로축구 대구FC에서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는 세징야가 그들이다. "여권을 빼앗아야 한다", "귀화를 추진해야 한다" 등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이들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매일신문 창간 76주년을 기념해 이들은 본지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의 파이팅 넘치는 각오를 들어본다.

----------------------------------------------------------------------

삼성라이온즈 에이스 외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삼성라이온즈 에이스 외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삼성 40년 역사의 새 족적"-뷰캐넌

오랜 외인잔혹사를 끊어낸 데 이어 삼성라이온즈 40년 역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기고 있는 뷰캐넌의 활약은 '현재진행형'이다.

2020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뷰캐넌이 지금까지 국내리그에서 걸어온 면면은 구단으로나, 리그 전체에서도 화려하다.

국내리그 데뷔 첫 해인 2020년 10월 16일 대전 한화전에서 15승을 기록하며 22년만에 삼성 외국인 투수 최다승 타이 기록을 작성한 데 이어 2021년 10월 12일 광주 기아전에서 2년 연속 15승 달성에 성공했다. 같은 해 10월 17일 대구 키움전에서 선발승을 따내며 스캇 베이커를 넘어 구단 역사상 외인 투수 최다승인 16승을 달성, 시즌 다승왕의 영예도 안았다.

삼성라이온즈 에이스 외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삼성라이온즈 에이스 외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KBO리그 3년차에 접어든 뷰캐넌은 올 시즌도 16경기 출장, 6승 5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다.

그는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제구력과 최고 구속 153㎞의 빠른 구속을 갖췄을 뿐 아니라 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 능력은 '리그 톱'급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한 프로선수 정신은 모든 프로 선수의 귀감이 되고 있다. 철저한 식단부터 자신이 등판하는 날을 앞두고는 철저한 루틴을 지키며 운동하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는 "프로 선수로서 최대한 나 자신을 속이지 않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자기관리를 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자신을 뒤돌아봤을 때 '그때 좀 더 열심히 운동 할걸'이라는 후회를 안하고 가족들 앞에서도 부끄러운 사람이 되기 싫기 때문이다"며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비시즌 기간에 1억원을 들여 자신의 미국 자택에 개인 체육관을 만들어 운동을 이어간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특히 경기장을 벗어나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가족을 끔찍히 아끼는 모습에 그의 가족 역시 삼성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홈 경기장에 선발 등판하는 날이면 아내와 아들, 딸이 관중석에서 응원을 보낸다.

지난 5월 14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뷰캐넌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119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뷰캐넌은 "올해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갔는데, 주민들이 우리 가족을 무척 반겨줬다. 영어를 사용하는 주민들도 친절히 인사도 해주고 도움도 줘서 가족이 아파트 생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라이온즈 외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매일신문 창간 76주년을 축하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삼성라이온즈 외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매일신문 창간 76주년을 축하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더운 날씨의 대구도 이제 뷰캐넌에겐 익숙하다. 그는 "대구는 활기가 넘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뿜어나오는 멋진 도시다. 앞으로도 지금보다 더 많은 승리를 해 팬들과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고 오랫동안 팀의 일원으로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그려면서 "확실히 올해부터 팬들의 육성응원 덕분에 저뿐만 아니라 팀도 큰 기운을 받고 매 경기 임하고 있다. 그저 야구만 잘하는 외국인 투수가 아닌 '삼성라이온즈 뷰캐넌'으로 남고 싶다. 앞으로도 홈이나 원정 상관없이 야구장에 오는 팬들이 좋은 기운을 계속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삼성라이온즈 타선을 이끌고 있는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삼성라이온즈 타선을 이끌고 있는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삼성에 이런 복덩이 또 있을까"-피렐라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재계약에 성공, 올 시즌 공수에서 완벽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피렐라 역시 '피렐라이온즈'(피렐라+라이온즈)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그런 애칭에 대해 피렐라는 "나 혼자 잘해서가 아닌 팀의 도움이 컸다.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플레이든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다"고 공을 돌렸다.

앞서 거포 용병인 다린 러프를 보낸 뒤, 살라디노와 팔카까지 외인 타자 영입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삼성은 지난해 피렐라를 영입하면서 외인 타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피렐라는 국내리그 데뷔 첫 해부터 빠른 적응력을 바탕으로 맹활약했다. 처음 삼성에 합류할 때 피렐라는 자신있게 "우승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시즌만에 자신의 실력으로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삼성라이온즈 타선을 이끌고 있는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삼성라이온즈 타선을 이끌고 있는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시즌 타율 0.286(553타수 158안타) 29홈런 97타점 102득점을 기록했으며, 홈런과 타점은 팀 내 1위를 찍기도 했다. 장타력과 함께 도루도 9개를 기록하는 등 주루에서도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고질병인 족저근막염을 염려해 올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5, 6월 4할 이상의 맹타를 휘두르며 우려의 시선을 한 방에 날려보냈다.

올 시즌도 6월까지 3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면서 홈런도 두 자릿수(12개) 이상을 기록, 지난해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는 지명타자로 대부분 경기에 나섰다면 올해는 좌익수 수비에서도 다이빙 캐치 호수비로 투수를 돕는 등 공·수·주 모두에서 거의 완벽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안타를 치고 베이스를 향해 달려갈 때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는 그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팀 동료들의 투지도 함께 일깨우면서 삼성이 추구하는 '원 팀'(one-team)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실력에다 팀 동료들의 선망이 두텁다보니 김헌곤을 대신해 임시주장직을 맡기도했다.

그는 "어릴적부터 야구를 좋아했고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훈련했다. 팀 승리에 기여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한 발이라도 더 나가려고 애쓰다보니 전력으로 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BO리그는 흥미롭고 젊은 선수들이 많아 활기찬 느낌이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자국인 베네수엘라를 떠오르게 한다"고 했다.

삼성라이온즈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매일신문 창간을 축하하는 의미의 사인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삼성라이온즈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매일신문 창간을 축하하는 의미의 사인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삼성은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들의 조화가 좋은 팀이다. 특히 포기를 모르는 팀이다. 함께 경기를 치르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대구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는 그는 "삼성 팬들이 '라팍'(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을 가득 메우고 제 응원곡을 부르며 환호해주실 때는 전율이 돋는다"며 "앞으로도 팀의 승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팬들도 야구장을 많이 찾아와 저의 플레이를 즐겨달라"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