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으로부터 숙박비를 선입금받고 숙박시설에 송금하지 않아 이른바 먹튀 의혹을 받는 호텔 예약 대행사 '에바종'을 두고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돌입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호텔 예약 대행사 '에바종' 관련 피해자들의 신고를 접수해 고의로 피해를 입힌 것인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에바종은 예약과정에서 소비자로부터 숙박 요금을 받고도 이를 숙박시설에 송금하지 않은 '미결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 2일 에바종 국내 지사 대표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에바종은 2012년 설립된 글로벌 호텔예약대행사로, 국내외 호텔과 리조트를 30~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면서 5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국내에서 에바종이 고객에게 돈을 받고도 호텔 측에 숙박료를 입금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는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등장했다.
일례로, 한 네티즌은 에바종을 통해 다낭의 한 호텔을 예약했지만, 체크인을 이틀 앞두고 에바종 측으로부터 "해당 예약 건의 객실료가 총 1천650달러(약 215만8천원)인데 회사 자금상의 이슈로 송금하지 못했다"는 메일을 받는 등 불편을 겪었다.
다른 여행 커뮤니티에서도 에바종을 통해 태국의 한 호텔을 예약했지만, 태국에 도착한 뒤 에바종 측으로부터 "호텔 예약이 취소됐다"는 메일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게다가 에바종은 최근까지 6개월~1년 단위의 수백만원짜리 '호텔 패스권'과 '5성급 호텔 피트니스 센터·레저 클럽 무제한 이용권'을 판매했는데, "에바종에서 피트니스 이용권 구매로 1천만원을 피해봤다"는 피해사례까지 등장했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몇천만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액은 10억여 원으로, 피해자만 15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에바종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에바종을 상대로 환불을 요구하거나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단체행동 및 법적 행동에 나설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에 에바종은 지난 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 환불 및 운영에 많은 불안을 느끼고 계신 점 알고 있다"며 "투자 유치 및 인수 합병 등의 방안을 협의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환불 예정 일자를 안내해드리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에바종이 같은날부터 사무실 문을 닫고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에게 "8월 현재 급증하는 환불 문의 건으로 인해 9월 중순부터 선결제 된 금액을 순차적으로 환불 될 예정"이라며 문자로만 응대하고 있는 터라 소비자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환불 중단 사태로 소비자에게 수천억원대 피해를 안긴 머지포인트 사태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 현황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에바종을 운영하는 본보야지는 2015~2019년 자본잠식 상태인데, 머지포인트 운영사였던 머지플러스도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다.
황준협 변호사는 "먼저 돈을 받고 서비스해주기로 약속한 부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니 (머지포인트 사태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무가 많은 상황에서 돌려막기를 위한 수단으로 미끼성 상품을 판 것 같다는 의심이 들고,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일종의 기망행위로 볼 수 있다"며 "사기죄로 형사적 책임은 물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민사적으로도 채무 불이행이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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