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

신정자 사회복지법인 대구생명의전화 이사

신정자 사회복지법인 대구생명의전화 이사
신정자 사회복지법인 대구생명의전화 이사

대구생명의전화는 17일 매일신문사와 공동으로 생명사랑, 생명존중 캠페인의 하나로 '제15회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을 개최한다.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하루 36.1명이 자살하는 대한민국 현실을 자각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고자,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밝은 새 아침의 희망으로 걸어 나가자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폭염, 화재, 최근의 폭우 등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신적 피폐와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사회적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우울증이나 자발적 은둔 생활로 자살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지난해 대구생명의전화의 전화 상담 통계를 살펴보면 총통화 건수 1만1천835건 중 정신건강 2천123건(우울과 무기력 741건), 가족관계 3천52건(부부 문제 977건), 인간관계 3천41건(감정 대립 갈등이 966건)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재확산과 자연재해 등 현재의 사회적 환경 조건이 정신건강 문제를 유발한다고 볼 수 있다.

자연환경은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하는 모든 인류의 유산이다. 우리의 생활권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가족 관계는 인간이 대응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람들의 돌발적 행동이나 자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된다.

코로나 시대에 왜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이 대면인가에 대해 적잖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한다. 몇 해 전 밤길걷기 참가자 중 기억에 남는 모자가 있다. 모자간의 관계가 단절되어 외로움과 슬픔으로 우울함에 빠져 있던 50대 엄마가 아들에게 간절히 권유해서 30㎞ 야간 코스에 참여하게 되었다. 두 모자가 밤길을 걸으며 그동안 쌓였던 불평과 서로에 대한 섭섭함 등을 나누고 그들의 문제들을 털어놓음으로써 새 아침이 밝아올 때쯤 비록 발바닥은 부르텄지만 마지막 도착 지점에서 두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며 들어올 수 있었다.

이런 것이 바로 '생명사랑 밤길걷기'의 효과, 의미, 매력이 아닐까. 최근 자살예방 핫라인에서는 현재의 사회환경 속에서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는 어느 여성 내담자의 하소연에 상담이 이어진 사례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자살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2022년 7월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시대 전 국민 정신건강 증진, 정신질환 조기 발견·치료, 자살 고위험군 사후 관리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된 범부처 차원의 제5차 자살예방 기본계획을 12월 중 수립하겠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일상 회복에 노력하고 있으며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정책 제안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 블루에서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에까지 이르렀다. 지속되는 일상생활의 제한과 소원해져 가는 인간관계 등과 같은 소소한 것에서부터 짜증이나 분노를 표출하게 되고, 더 나아가 좌절과 절망감들을 느껴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고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생명의전화와 같은 상담기관들이나 정신건강 전문 관련자, 상담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다가가는 마음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삶에 대한 희망을 갖는 등 서서히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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