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은 3조1천977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기관이 1조8천761억원, 개인이 1조392억원을 각각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특히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13년 4개월 만에 1,340원을 돌파하는 등 환율 급등 상황에도 외국인이 국내 주식 '사자' 흐름을 이어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달러화를 원화로 바꿔 국내 주식을 사는 외국인 입장에서 환율 상승 국면에 주식을 사면 환차손을 볼 수 있다. 이에 통상 환율 상승기에는 '팔자'로 대응하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조만간 환율이 정점을 통과할 거란 인식에 따라 일종의 저가 매수에 나섰단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자체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에 큰 이상이 없고 환율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거나 조만간 정점을 기록할 것이란 판단에서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정치·정책적 수혜가 기대되는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증시 반등을 이끄는 이른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 종목군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태양광 및 이차전지 업종은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 미국의 정책적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 및 방산 업종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주 호황 덕에, 원전은 국내 정책적 수혜 기대에 주가가 오르고 있다.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이차전지 대표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로 각각 5천509억원, 4천86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또 다른 이차전지주 포스코케미칼도 1천2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조선주 가운데에는 현대미포조선(1천958억원), 삼성중공업(673억원)에, 방산주 중에는 LIG넥스원(425억원), 현대로템(211억원)에 외국인 매수 자금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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