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 尹 대통령, ‘짝퉁 공신’ 모두 쳐내라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대현 논설실장
이대현 논설실장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 취임사에서 밝힌 윤석열 대통령이 만들고 싶은 나라는 분명했다. 자유·인권·공정·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가 그 목표였다.

윤 대통령이 지향하는 나라를 만드는 데엔 국민의 지지는 물론 추진력을 갖고 실행할 집단이 필요했다. 대통령실과 내각, 여당인 국민의힘 역할이 중요했다. 하지만 취임 120일이 넘는 동안 대통령실과 내각, 여당은 윤 대통령이 염원하는 나라를 만드는 데 일조(一助)는커녕 걸림돌로 등장했다.

가장 발목을 잡은 인사는 세 사람이다. 먼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성상납 의혹과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 본인의 잘못으로 대표 자리에서 밀려난 이 전 대표는 루비콘강(Rubicon江)을 완전히 건넜다. 논리도 없는 천박한 언행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바라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지키는 것일 뿐이다. 썩은 달걀은 아무리 품어도 병아리가 될 수 없다. 빨리 내다버리는 게 맞다.

'윤핵관'인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도 장애물로 전락했다. 권 전 원내대표의 잘못과 실수는 실력 부족은 물론 인간적 성숙도 모자란 것 아니냐는 개탄까지 나오게 했다. 2선 후퇴를 선언했지만 장 의원도 권 전 원내대표와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다. 권·장 두 사람이 호가호위하며 대통령실에 자기 사람을 꽂아넣은 게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촉발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준석, 권성동, 장제원은 자칭타칭 윤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功臣)으로 손꼽혔다. 이 전 대표는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다"고 자랑했다. 권 전 원내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대선 일등 공신을 자처하는 겸양마저 찾아볼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

공신을 다루는 데 윤 대통령이 전범(典範)으로 삼아야 할 사람이 태종 이방원이다. 태종은 조선 건국 일등 공신 정도전을 없앴고, 왕위에 오르고 난 뒤엔 자신을 도운 일등 공신 이숙번 등 측근 세력을 찍어냈다. 일등 공신인 처남 민무구·민무질 형제에게도 사약을 내렸다. 국정 운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여긴 인물에 대해서는 공신이라도 가차 없이 칼을 휘둘렀다. 왕권 강화와 함께 아들에게 안정된 국정 운영 기반을 물려주기 위해서였다. 세종의 치세(治世)가 가능했던 것은 태종의 공신 척결 덕분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이·권·장 세 사람이 윤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환멸을 느낀 국민이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 도도한 민심의 바람을 탄 '윤석열호'에 승선해 실체도 없는 비단 주머니를 건네고, 설레발 몇 번 친 것을 두고 일등 공신 운운하는 것은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다.

윤 대통령은 사적 의리가 아닌 국민에 대한 공적(公的) 의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과의 사적 의리에 연연하다 조국 사태를 초래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염원한 산업화를 성공시킨 주역은 그를 따른 군인들이 아니라 김학렬, 남덕우와 같은 경제 관료와 이병철, 정주영과 같은 경제인들이었다. 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총선 공천권을 두고 이전투구(泥田鬪狗)를 하는 이·권·장 등 '짝퉁 공신'을 쳐내는 것이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려면 윤 대통령은 태종의 공신 척결과 박정희의 용인술(用人術)을 보여줘야 한다.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쿠팡 대표와의 식사와 관련해 SNS에서 70만원의 식사비에 대해 해명하며 공개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수영 ...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탭을 업데이트하여 친구 목록을 기본 화면으로 복원하고, 다양한 기능 개선을 진행했다. 부동산 시장은 2025년 새 정부 출...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가 방송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그녀의 음주 습관이 언급된 과거 방송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나래는 과거 방송에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