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일부 공공기관의 담장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친환경 녹지공간을 제한해 쾌적한 도심 환경을 위해 '담장 허물기 사업'을 벌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동부동 대구지법 경주지원과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40여 년째 회색의 높이 2m가 넘는 담장이 수백여m 둘러져 있다.
이곳 담장은 색이 바라져 있거나 군데군데 페인트가 떨어져 나가 시각적으로 도심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경주지원·지청은 건물 내부에 출입 보안장치가 철저한데다 재판을 받거나 조사를 받는 피고인·피의자의 동선이 건물 내부에서만 이뤄져 담장이 없더라도 도주 등의 우려스런 상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민 김모(68) 씨는 "담장을 허물면 패쇄적인 공간이 확트여 보기 좋고, 녹지공간을 잘 조성하면 개방적이고 상쾌한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월 황남동 옛 황남초교 부지에 개관한 경북도교육청 발명체험관과 경북웹툰캠퍼스는 돌·기와 등으로 만든 높이 2m의 담장이 수백여m 이어져 경주 핫플레이스 황리단길의 풍광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이곳 남편 도로 담장 100여m 구간은 주말이면 관광객들 차량으로 정체현상이 빚어지는 곳이고 서·북편 담장 각각 100여m는 관광객들의 도보 투어 골목길이다.
이곳 담장이 철거되면 발명체험관 내부 수천㎡를 탁 트인 녹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동부동 경주문화원 담장 철거에 대한 지역의 목소리도 높다.
조선 순조 때 지어진 관아 건물로 경북도지정 기념문화재 177호인 경주문화원이 개방되면 슬럼화된 원도심에 아름다운 개방형 소공원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서편 담장 등을 허물면 수령 500년 된 대형 은행나무 2그루와 조지훈·박목월 선생, 1920년대 스웨덴 아돌프 쿠스타프 황태자 부부의 기념식수들도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이모(58) 교수는 "스마트폰과 CCTV 보급으로 담장이 없더라도 범죄나 기물 파손은 거의 없다"라며 "'도심 구석구석을 친환경 녹지 공원화 한다'는 개방된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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