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택 제빵공장 참변 "일주일전 다른 공정서 손끼임 사고도 있었다"

SPC "참담하고 안타까워…작업환경 개선, 시설 투자 등 재발 방지에 최선"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근로자를 추모하는 현장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근로자를 추모하는 현장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평택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무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SPC의 '안전불감증'을 규탄하는 한편, 동료들은 작업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 해당 사고가 발생한 경기 평택 팽성읍 추팔산단 SPC 계열 SPL 제빵공장 앞에서는 SPC그룹을 규탄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이번 사고가 일어나기 일주일 전 같은 평택 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손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손 끼임 사고 이후에도 회사는 전체 공정에 대한 어떤 추가의 안전 교육, 사고 예방 조치도 하지 않아 결국 일주일 후 같은 공장 다른 공정에서 한 노동자가 산재 사망사고를 당하게 됐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유족에 대한 사죄 ▷동일 공정 전면 작업 중지 ▷철저한 원인조사로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고용노동부의 경영책임자 엄정수사 및 처벌 ▷정부의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령 개정 시도 즉각 중단 등을 촉구했다.

사고 현장에 차려진 분향소를 조문한 고인의 동료들은 안전 시설 부재를 지적했다.

제빵공장 한 직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통에서 배합된 소스를 용기에 담아 옮기면 되는 업무라 주변에 1m 정도 높이의 안전 펜스만 있었어도 통 안으로 빨려 들어갈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형식적인 2인1조 체제가 실질적으로 사고 예방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직원은 연합뉴스에 "2인 1조라면 현장에 함께 있으면서 똑같은 일을 해야 하는데, (현장에선)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같은 조라고도 볼 수 없다"며 "2인 1조 체계를 유지한다는 주장 자체가 허울뿐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SPC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회사 생산 현장에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것에 대해 매우 참담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작업환경 개선, 시설 투자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20대 근무자는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 교반기에서 일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교반기 안으로 빨려 들어가 변을 당했다.

해당 근로자는 동료와 2인 1조로 일을 했지만, 동료가 다른 공간에 있는 재료를 교반기로 옮겨오는 일을 했기 때문에 수시로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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