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처 장관들 예산 지원 요청에 "재정건전성 안에서 적극 뒷받침"

尹 '80분 생중계'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재
관계부처 장관들 추 부총리에 "적극 재정 지원" 당부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관계부처 장관들의 잇따른 예산 지원 요청에 "적극 뒷받침하겠다", "재정건전성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기재·과기·국방·문체·산업·복지·고용·국토·해수·중기부 장관, 금융위원장 등 부처 장관 11명과 대통령실 참모 등 참석자 20여 명과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았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들이 현안을 설명하며 추 부총리를 향해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추 부총리가 이끄는 기재부가 다른 부처에 비해 예산권, 정책조정권, 경제정책수립권 등에 있어 조정 권한이 있는 '실세' 부처인 만큼 각 부처 장관들이 직접 나서 재정 지원을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해외 건설 수주에 대한 금융 지원을 요청하자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금융 확보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아무리 인천 앞바다에 물이 들어와도 고뿌(컵)가 없으면 못 마신다. 전략이 필요하다"며 "요즘은 건설공사만 따로 주는 것이 아니라 (금융 등을 포괄한) 패키지로 경쟁을 붙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 수주를 위해 중국·인도 등 저임금 국가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 높은 곳을 집중 공략해 수익성을 높일 때"라며 "(이런 곳은) 금융 지원 내지는 투자를 같이 들어오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국토부 장관이 제 눈을 보면서 절절하게 돈 달라고 한다"며 "우리 금융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수주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민간 인프라 금융 투자와 관련한 규제 걸림돌도 개선해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많이, 제대로 수주해 와 달라. 그래서 경제 좀 살려주시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추 부총리를 향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세액 공제나 세제 지원을 안 해 주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투자 수익에 대해 과감한 세제 혜택을 주면 정부가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으냐.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벤처투자펀드 세제지원 인센티브 요청'에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답하자 윤 대통령이 즉석에서 세제 지원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다른 부처 장관들에게도 경제부총리에 관련 애로를 전하라며 "중기부 장관도 기재부에 좀 강력하게 요청해 세제지원을 대폭 끌어내라"고 재차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