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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대구점, 분양 계약 연말로 늦어져…"사업 문제없나?"

경제계 "롯데는 땅 사놓고도 삽 안 떠…이케아는 땅 사기 전 '이상 기류'"
대구시 "내부 절차 속도 문제…2025년 상반기 개점 문제 없어"

대구 동구 율하동 안심뉴타운 유통상업용지. 이곳에는 2025년 세계적인 가구 유통기업인
대구 동구 율하동 안심뉴타운 유통상업용지. 이곳에는 2025년 세계적인 가구 유통기업인 '이케아'가 개장할 예정이다. 매일신문 DB

세계 최대 가구 기업인 이케아가 대구점 매장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 시기를 당초보다 2개월 미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지 매입이 미뤄지면 2025년 상반기로 예정된 개점 시기도 늦어질 수 있어서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케아는 이달 초 대구도시개발공사에 공문을 보내 부지 매매계약을 오는 12월 30일까지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이케아는 지난 7월 대구시와 투자협약을 맺으며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내 4만1천134㎡(약 1만2천평) 부지에 1천800억원을 들여 신규 매장을 짓고, 지역민 300여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케아는 10월까지 부지 계약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에 공사를 시작해 2024년 준공한 뒤 이듬해 상반기 개점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부지 매입 시기가 늦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사업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롯데가 수성알파시티에 롯데몰 부지를 사들이고도 삽도 뜨지 않으면서 "짓기는 하는 거냐"는 말이 나오는데 이케아는 부지 확보 전 단계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는 것이다.

지역 유통계 한 관계자는 "대구시가 2018년부터 이케아 투자 유치에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케아 측에서 대구를 시큰둥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였고, 2020년 동부산점 성과를 보면서 대구를 다시 본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최근 금리 폭등기에 대구 진출에 근원적 문제의식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투자 유치'를 강조하다 보니 시에서 다소 서둘러 발표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고 했다.

하지만 시는 최근 경제 상황에 따른 유동성 확보 어려움이나 지방 점포 추가 출점에 따른 사업성 재검토 등의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케아 조직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속도' 문제일 뿐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광묵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장은 "이케아는 사업을 진행하는 부서에서 일정 수준 권한을 갖는 게 아니라 본사에서 모든 의사 결정을 하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부지 매입 등 절차 진행 관련 내부 승인을 얻는 단계가 상당히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면서 "대구도시개발공사에서도 이케아 측에 12월 30일 안으로 계약을 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매매 계약만 마무리되면 공사 일정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이케아 측이 이미 건축설계를 시작했기 때문에 부지 분양이 끝나면 계획대로 내년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이케아코리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연일 속도를 내어달라고 주문하는 만큼 전체 일정에 악영향이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 7월 2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정명섭 대구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케아코리아(유)(대표 프레드릭 요한손)와 이케아 대구점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매일신문 DB
대구시는 지난 7월 2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정명섭 대구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케아코리아(유)(대표 프레드릭 요한손)와 이케아 대구점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매일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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