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버지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봉화 사고 가족 애끓는 손편지

광산 붕괴 실종자 2명 고립 9일째…생환 기원 간절한 마음 절절
음식 등과 함께 지하로 보내
한 총리 구조 지휘부에 전화 "희망 놓지 말고 최선을" 당부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4일 오전 구조당국이 고립된 광부들을 위해 천공으로 내려보낼 식음료, 의약품, 보온은박담요 등을 낚싯줄에 매달아 놓은 모습. 작은 사진은 실종자 가족들이 쓴 손편지.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4일 오전 구조당국이 고립된 광부들을 위해 천공으로 내려보낼 식음료, 의약품, 보온은박담요 등을 낚싯줄에 매달아 놓은 모습. 작은 사진은 실종자 가족들이 쓴 손편지.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아버님 사랑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사고로 실종된 작업자 2명의 가족들이 갱도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아버지와 삼촌에게 손편지를 썼다. 편지는 시추공을 통해 고립돼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하 190m 지점으로 내려 보내졌다.

4일 구조당국은 "구조 예정 지점 일대 3곳에 시추를 성공해 음향탐지기와 내시경으로 실종자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작업자 2명이 고립된 지 9일째 '구조 예정 지점'으로 연결된 천공 구멍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의 손편지를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실종된 작업반장 박모(62) 씨의 맏아들 박형근(42) 씨는 편지를 통해 "많이 힘들겠지만 힘내시고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견뎌주세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라고 써 보냈다.

보조 작업자 박모(56) 씨의 조카도 "삼촌 나 00이에요. 이모, 엄마, 삼촌들이 삼촌 구조하기(위해) 구조대원들과 백방팔방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삼촌 사랑합니다. 금방 구조됩니다.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라고 응원했다.

이날 3·4·6호공 천공 구멍을 통해 실종자들을 위한 음식(미음)과 의료품도 지하 갱도로 내려 보내졌다.

성희직 광산진폐권익연대 정선진폐상담소 소장은 4일 성명을 내고 "가족을 생각하면서 1년보다 긴 하루하루를 버티는 매몰 광부들에게도 '힘내라'는 국민의 응원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직 광부이자 시인인 성 소장은 1967년 구봉광산 매몰사고에서 16일 만에 구조된 광부 김창선 씨, 2010년 남미 칠레 구리광산에서의 69일 만에 매몰 광부 33명 전원 구조 등 희망의 이야기를 담은 시집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를 최근 발간했다.

그는 성명에서 "전원 생존한 칠레 구리광산 노동자의 기적을 대한민국 봉화 아연 광산에서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한덕수 총리는 4일 구조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윤영돈 봉화소방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구조상황을 보고받은 뒤 "두 분이 꼭 생환하시길 기원한다. 끝까지 희망을 놓지 말고 구조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4일 오전 실종자 가족들이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천공에 넣을 편지를 작성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4일 오전 실종자 가족들이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천공에 넣을 편지를 작성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4일 오전 구조당국이 고립된 광부들을 위해 천공을 통해 내려보낼 식음료, 의약품, 보온은박담요 등을 낚싯줄에 매달아 놓은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4일 오전 구조당국이 고립된 광부들을 위해 천공을 통해 내려보낼 식음료, 의약품, 보온은박담요 등을 낚싯줄에 매달아 놓은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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