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시 위탁가정 부모 신청 확 늘었다

지난 5일 예비위탁부모교육에서 16명 신청…이례적
‘희생 강요하는 제도 아쉬워’ 위탁가정 지원 보강돼야

서희경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 강사가 위기아동 보호를 위한 예비 위탁부모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서희경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 강사가 위기아동 보호를 위한 예비 위탁부모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지역에서 지난 주말사이 16명이 위탁부모를 희망하는 등 예비 위탁가정 신청이 크게 늘었다. (매일신문 지난 2일 보도 등)

그동안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한 소규모 신청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처럼 10여명이 넘는 단체 신청은 이례적이다.

지난 5일 포항시는 시청 소회의실에서 지역 주민 20여명을 대상으로 '예비 가정위탁 부모 양성교육'을 진행했다.

'가정위탁'이란 부모의 질병·가출·사망·학대 등의 이유로 원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는 아동을 위탁가정에서 일정기간 양육하고, 친부모의 양육 여건 회복상황에 따라 원가정 복귀 등을 지원하는 아동복지제도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경북지역에서만 1천514건(포항 320건)의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발생했으며 이중 가정위탁이 의뢰된 피해아동도 22명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위탁가정 신청 숫자가 부족해 실제 연결된 아이는 6명(포항 3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제도가 시행된지 10년 동안 경북지역에서 위탁가정에 보호된 아이는 568가구(포항 20가구) 710명에 그쳤다.

이번 교육은 이처럼 학대피해 아동이나 위기 아동을 보호할 위탁가정이 부족함에 따라 포항시와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가 마련한 자리이다.

이날 교육 참여자 중 16명이 위탁부모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들은 물리적 가정환경, 신체·심리적 건강상태, 경제적 형편 등 소정의 조회를 거쳐 일시 위탁부모의 자격이 인정돼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사랑으로 품어주는 부모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한 위탁가정 신청자는 "가족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아이들과의 만남이 기대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위탁가정 신청이 늘어남에 따라 부실한 지원체계의 문제점도 여전한 숙제로 남고 있다.

위탁가정에 대한 지원은 월수당 30만원과 연말정산 등 약간의 세금혜택이 전부이다.

다행히 올해 학대피해나, 영유아·장애아동을 돌봐주는 전문위탁가정의 수당이 상향됐으나 그마저도 월 100만원이란 그리 크지 않은 액수이다.

정진철 포항시 교육청소년과장은 "보통 신청자 중 몇 명은 가족과의 의견충돌, 본인의 심리적 압박 등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받아 실제 해보니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돈이 생기는것도 아니니 아동쪽은 유달리 봉사·사랑·희생이 강요되고 있어 참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많은 분들이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따뜻한 울타리가 돼 주길 바라며 위탁가정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위탁부모 활동을 희망할 경우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054-705-3600)로 문의하면 상세한 안내와 양성교육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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